[재산리모델링] Q : 한강 보이는 아파트로 옮기고 싶은데 … 지출이 갈수록 많아져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5면

Q : 결혼 7년차 30대 주부입니다. 부모님 도움 없이 2년 전 집을 장만했으나 점점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지고 있어 고민입니다. 2년 후 한강 조망권이 있는 아파트로 옮기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까요.

A : 대기업에 근무하는 남편과 딸 둘(3, 5세)을 둔 전업주부 정모씨는 결혼 초 맞벌이를 하면서 수입의 50% 이상을 저축했다. 서울 금호동에 집도 마련하고 알뜰히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비 등 지출이 늘면서 자산이 늘지 않아 2년 후 집을 늘려가고 싶은 계획이 가능한지 자문해 왔다.

#재정 상황 고려 후 부동산 이전 계획 수립을

정씨네는 82㎡(25평형) 아파트에서 2009년 가을에 105㎡(32평형) 아파트로 갈아타려 한다. 결혼 당시 전세자금 4000만원으로 시작했으나 수입의 대부분을 저축한 덕에 4년 만에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주택 구입 시점부터 주택 가격이 올라 상당한 시세 차익도 거둘 수 있는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투자 수익과 자녀를 감안해 큰 평형으로 이사할 계획을 하고 있다. 물론 처분과 동시에 2009년 가을 신규로 주택을 산다면 1가구 1주택, 3년 보유, 2년 거주 조건에 해당돼 양도세는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4년 전 정씨가 주택을 구입할 시점과 현재의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다. 정씨네는 6년 전 결혼해 저축과 재테크를 통해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했고 대출 원리금도 본인의 수입으로 감당할 수준이었다. 하지만 2년 후 본인이 희망하는 평형대를 마련하려면 최소 2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현 수입으로는 2년 내 현금성 자산 확보가 어렵다.

또 대출을 통해 주택을 확대 이전하였다고 가정하면 현 대출 원리금 83만원에 추가로 110만원을 대출 원리금으로 갚아야 한다. 이 경우 수입의 약 50% 정도가 대출 원리금으로 지출된다. 자녀 교육비를 감안하면 생활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주택 이전의 목적이 단순한 투자 수익과 주거 편리성이라면 주택 이전을 통한 결과가 1차 주택 구입 시점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인생에서 중요한 30대에 현금 자산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는 자칫 실패를 불러올 수 있다. 정씨 거주 지역은 강북 내에서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이며 지금도 한창 재개발과 리모델링이 진행 예정 중인, 투자 잠재력이 있는 지역이다. 정씨네는 청약가점제로 인해 신규 청약 당첨확률은 어려우므로 우선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 후 중장기적으로 확대 이전 계획을 마련하도록 하자.

현재 총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80% 이상이므로 9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위험하다. 정씨 거주 아파트도 건축 연수가 15년 이상 돼 리모델링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 리모델링도 사실상 신축에 가깝게 확대돼 신축에 가까운 시세차익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리모델링을 기대하면서 추가 불입금의 재원을 마련한 후 큰 평형으로 이전하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 대출 상환 미루고 적극적인 투자 해야

정씨는 그동안 저축해 놓은 돈과 비상장 주식을 처분해 대출금을 상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정씨네는 종자돈을 모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한다. 따라서 현재 대출 금리가 높지 않기 때문에 대출 상환을 미루고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해 돈을 불리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현재 대출이 원리금 균등상환으로 매달 원금과 이자를 갚아 나가기 때문에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다. 따라서 대출을 이자만 납입하고 대출금은 몇 년 후에 갚는 조건으로 변경해 매달 저축액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되면 대출 원금으로 나가던 돈 45만원과 생활비를 줄여 적립식 펀드로 매달 90만원씩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주식은 향후 전망이 좋기 때문에 그대로 보유하고 장기마련저축과 여윳돈도 펀드에 투자하도록 하자. 펀드는 국내 주식형과 해외 주식형에 4대6 정도의 비율로 나누어 투자하도록 하고 국내 주식형은 연말이 되면 배당주에 관심이 높기 때문에 배당주펀드에 투자하자. 또 상반기에는 중소형주가 강세였던 반면 하반기에는 대형 블루칩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대형블루칩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 해외펀드는 차이나펀드와 최근 들어 수익률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인도펀드에 나눠서 투자하자.

#노후준비는 지금부터

정씨네는 결혼 초반부터 계획적으로 자산운용을 한 만큼 보험도 잘 구성돼 있다. 하지만 노후에 대한 대비는 부족한 편이다. 현재 불입하는 연금만으로는 부족하다. 물론 정씨네는 젊기 때문에 앞으로 준비할 시간이 많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자녀가 성장하면서 교육비 지출도 늘어나기 때문에 지금부터 노후에 대해 준비하길 권한다. 부동산 투자나 노후 준비 모두 단기적으로 과욕의 목표 설정을 하게 되면 생애 재무설계 틀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매달 투자하는 펀드도 목적별로 구분해 관리하도록 하자. 주택 확장과 자녀 교육자금, 그리고 부부 노후자금 용도로 구분해 2~3년에 한 번씩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리=김창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