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레포츠>佛서 가장패러글라이딩 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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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가장패러글라이딩이란 실물을 빼다박은 각종 모의 구조물을 제작,패러글라이더 캐노피(날개부위)에 매달아 띄움으로써 하늘에 볼거리를 창조하는 이색 이벤트.증기기관차와 잠수함이 두둥실 공중비행을 하는가 하면 전설속의 용이 길이 45m나 되 는 몸뚱이를 꿈틀대며 위용을 자랑하는등 하늘을 배경으로 「상상의 멋진 수」를 놓는 까닭에 해마다 이카루스컵을 전후해 상티에는 수많은창공관광객들을 끌어들인다.유럽과 일본(오키나와.매년7월)에서도가장패러글라이딩대회가 수시로 열리지만 참가대수와 아이디어의 참신성이 빚어내는 대회열기 면에선 이카루스컵이 단연 독보적인 이벤트다. 1백여기의 기상천외한 가장구조물들이 참가,상상력의 경쟁을 벌인 지난해 20회대회(9월17~20일)엔 유럽전역에서 20만여명의 관전인파가 이 구경거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몰려들었다. 프랑스 전국네트워크를 가진 라디오 프랑스가 후원하고 대회 기간중 항공스포츠관련 사진페스티벌이 열리는등 부대행사가 겹쳐 인구 2만5천명에 불과한 상티에의 숙박용량이 일찌감치 동나버리는등 축제분위기가 무르익었다.일개 소도시 상티에의 지역축제가 세계의 이목을 끌고 지방재정수입에도 보탬이 된다는 점에서 이카루스컵은 일본 사가현(佐賀縣)이 벌이는 세계열기구축제(매년10월)를 연상케 한다.
가장패러글라이딩대회는 일반패러글라이딩선수권대회처럼 체공이나 착륙정밀도.크로스컨트리경기를 벌이는 게 아니라 구조물의 규모나참신성으로 순위를 가린다.선수들은 동화적인 상상력과 온갖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그것을 하늘에 띄웠을 때의 동작 하나하나에 신경쓰며 자신을 표현하는 한편 관중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애쓴다.경연보다는 어디까지나 축제적 성격이 짙고 선수와 관중이한몸이 돼 볼거리 위주로 진행되는 것이 가장패러글라이딩대회의 특징이다.
패러글라이더의 캐노피가 감당할 수 있는 중량한계는 2백㎏.이한계내에서 종이.스펀지.나일론천등 가벼운 재료를 사용해 갖가지구조물을 제작하는데 대부분 입상작들은 실물 못잖은 크기와 형태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지난 92년 2위작인「노란잠수함」은 길이 10m, 체적 40입방m의 규모로 공중헤엄을 쳤으며 3위작「용」의 길이는 45m나 됐다.
노란잠수함은 잠수함속에 자리잡은 비행자 안전을 위해 무선리모컨 유도비행으로 안착시켰으며 용은 비행중 수평유지를 위해 비행자가 앉은 입부위에서 꼬리까지 일직선으로 구멍을 뚫어 동체를 공기압으로 팽창시키는등 아이디어를 짜냈다.이밖에 자신의 애견과함께 탠덤(2인승)비행을 하는가 하면 구조물 대신 변장차림으로캐노피를 매는등 아이디어 속출로 눈길을 끈다.국내서도 지난 93년부터 스카이라이더스클럽 주최(매년6월)로 가장패러글라이딩축제가 2회째 열리는등 패러글라이딩 의 假裝물결이 지구촌의 새 항공축제로 자리잡는 추세다.
〈林容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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