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바위엔 ‘새마을운동 발상지’라는 표석(1985년 12월 건립)이 세워져 있다. 표석 둘레엔 56개의 새마을 기가 펄럭인다. 청도군의 새마을운동 발상지 가꾸기 사업 현장이다.
이런 가운데 포항시도 기계면 문성리에 청도군과 비슷한 사업을 펼치고 있어 중복 논란이 일고 있다. 올 초 ‘발상지 원조 논란’에 이은 2라운드 ‘사업 경쟁’인 셈이다.
◆‘쌍둥이 사업’하는 포항시와 청도군= 두 시·군의 경쟁은 치열하다. 청도군은 지하 1층 지상 2층(면적 1494㎡), 포항시는 지상 2층(825㎡)짜리 새마을운동기념관을 짓는다. 공사 중인 청도군과 달리 포항시는 오는 12월 착공해 내년 말 완공한다. 용도가 같아 기념관엔 전시실·회의실 등을 갖추고 건물 앞엔 공원과 광장을 조성한다.
두 시·군은 새마을지도자 등을 통해 새마을운동 당시 물품과 장비, 관련 자료도 경쟁적으로 모으고 있다. 양측은 “기념관을 관광 자원화하고 새마을운동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건립비는 청도가 52억 원, 포항시가 29억 원이다. 그러나 청도군은 군비 35억 원 외에 도비 7억, 국비 10억 원을 확보한 상태지만 포항시는 시비 7억2500만 원 외에 도비 7억2500만 원과 국비 14억5000만 원을 지원받을 생각이다.
청도군 청도읍 신도1리에서는 새마을운동 발상지 가꾸기 사업이 한창이다. 사진 오른쪽 끝에 공사가 한창인 새마을운동기념관이 보인다.
◆진짜 발상지(發祥地)는=포항시 직원 이지후(54)씨는 “ ‘큰 사업이나 문화가 처음으로 일어난 땅’이란 발상지의 사전적 의미대로라면 성과가 잘 나타난 문성리도 발상지로 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시 차원에서 문성리를 발상지로 확정했다”고 전했다.
청도군 직원 김용배(47)씨는 “박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김정렴의 ‘한국경제정책 30년사’ 등을 보면 신도마을이 발상지임에 틀림없다”며 “새마을운동이 제창된 뒤 사업을 잘한 곳을 발상지라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양 시·군의 주장이 맞서자 경북도는 “딱히 내놓고 얘기하기가 난처하다”는 태도다. 김관용 지사도 도의회 질의 때 학계· 전문가 의견을 들어 발상지를 규명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포항시 문성마을 입구에 박정희 전 대통령 순시 기념비와 새마을운동 발상기념비, 문성 양수장 설치 기념비가 나란히 서 있다. 이들 비석 주위엔 새마을운동 발상지를 기념하는 새마을 기와 간판 등이 설치돼 있다.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황선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