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는 ‘하·룻·곰’ 두산 ‘PO 새내기’ 들 앞장, 한화에 2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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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솔로 홈런을 친 두산 이종욱이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단기전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에서는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이긴다고 한다.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떼로 미쳤다’.

 이종욱·김현수·고영민·이대수·채상병. PS 무대가 처음인 이들의 가을잔치는 1차전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전날 4타점·6득점을 합작했던 ‘겁 없는 하룻강아지’들은 15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도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두산의 9-5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한화 선발은 백전노장 정민철. 두산의 젊은 타자들이 고전하리란 예상이었으나 시작부터 어긋났다. 1회 톱 타자로 나선 이종욱은 정민철의 132㎞ 컷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오른쪽 폴대를 맞히는 선제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정규시즌에서 홈런이 단 하나뿐인 그였다.

 1-2로 역전당한 3회엔 2번 타자 김현수가 나섰다. 경기 전 “정민철 선배님의 공이 한화 투수 중 제일 무섭다”던 김현수는 정민철의 낮은 136㎞ 직구를 잠실구장 오른쪽 담장 너머로 날려버렸다.

계속해서 고영민의 좌전안타와 김동주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가 됐다. 여기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한화 포수 신경현이 투수 유원상의 공을 뒤로 빠뜨린 사이 2루 주자 고영민이 재치와 스피드로 홈까지 내달렸다. 신경현이 홈으로 던진 공이 달려들던 고영민을 맞고 다시 밖으로 흐르자 1루 주자 김동주마저 홈인에 성공해 4-2로 달아났다. 패스트볼로 1, 2루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온 것은 26년 프로야구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장면이었다. 6회엔 채상병의 2루타, 7회엔 이대수의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수비에서도 새내기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전날 3개의 병살타를 엮어낸 고영민(2루수)-이대수(유격수) ‘키스톤 콤비’는 1회 무사 1, 2루에서 6-4-3, 4회 무사 1, 2루에서 4-6-3의 병살타를 연출했다. 위기를 한순간에 잠재운 두 번의 알토란 같은 수비로 초반 흔들리던 두산 선발 랜들이 6이닝을 책임질 수 있었다.

 

한화는 7회 고동진-김태균-이범호의 안타로 2득점해 4-5까지 따라붙었으나 역전에 실패했다. 선발 정민철이 2와3분의1이닝 만에 물러나 투수난에 빠진 김인식 한화 감독의 시름을 더 깊게 했다.

 17일 대전 3차전에선 김명제(두산)-류현진(한화)이 선발 맞대결한다.

신동재·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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