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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 대선 후보 정동영 확정…이명박과 양자 대결 '미완의 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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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가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선 후보 지명대회에서 손학규·이해찬 경선 후보를 누르고 후보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경선과정에서 생긴 상처와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을 이뤄내자고 호소했다. [사진=조용철 기자]

대통합민주신당이 15일 정동영 후보를 대선 주자로 확정했다. 이로써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정 후보의 대결 구도가 일단 만들어졌다. 대선(12월 19일)을 65일 남긴 시점에서다.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각각 4월과 5월에 노무현.이회창 후보를 확정했다. 그 때보다 5~6개월가량 늦은 셈이다.

그러나 최종 대진표는 아직도 확정되지 않았다. '신당 대 한나라당'이 아닌 '범여권 대 한나라당'의 구도 짜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라는 '2라운드'가 남아 있는 것이다.

상황이 정리되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여론 지지율 50% 안팎을 유지하는 이명박 후보의 강세 때문이다.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 중인 정 후보로는 역부족이다. 그동안 이 후보의 대항마로 정 후보를 정해 조사한 가상 대결에서도 정 후보는 40%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큰 열세를 보여왔다. 그래서 범여권에는 민주당 이인제 후보, 창조한국당(가칭)의 문국현 후보까지 모든 비(非)한나라당 세력을 하나로 끌어 모아 마지막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주장이 전부터 제기돼 왔다.

2002년 대선의 기억도 있다.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는 막판에 극적인 후보 단일화로 난공불락으로 보이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꺾었다. 노-정 후보 단일화 시점(2002년 11월 25일)은 대선 24일 전이었다. 이 기준으로 볼 때 범여권 단일화에는 아직도 40일 정도의 여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노-정 단일화 때처럼 여론조사가 유일한 방법이 될 것 같다.

단일화의 가장 큰 변수는 지지율이다. 정 후보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관건은 정 후보가 얼마나 상승세를 탈 것인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한귀영 실장은 "전당대회 효과로 정 후보의 지지율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만일 정 후보가 이명박 후보와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준까지 지지율을 올리는 데 성공하면 그는 순항할 수 있다. 하지만 정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라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인제 후보나 문국현 후보는 단일화에 적극 나서기보다 우선은 자신의 지지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후보의 독주가 계속되면 판세의 불안정성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평소의 지론인 '대통합론'을 적극적으로 범여권에 전파할 것이다. DJ는 이날 범여권 단일화에 대해 "국민의 여론을 살피라"고 주문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 세력의 향배도 중요한 변수다. 이들 역시 단일화라는 큰 명분에는 동참할 태세다. 다만 추진 과정에서 이들이 친노 후보로의 교체를 시도할 경우 범여권 내부의 파워게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 변수가 이명박 후보의 움직임이다. 이 후보와 한나라당은 높은 지지율을 업고 일부 범여권을 상대로 적극적인 포섭 작업에 나설 것이다. 이러면 범여권의 단일화는 또 다른 장애를 맞게 된다.

정 후보는 이날 밤 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10여 분간 통화를 했다. 노 대통령은 통화에서 "정 후보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고 말하고 "당내 수습을 위해 잘 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병건 기자 ,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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