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패션>한남동(주)우원디자인 사옥 설계자 李昌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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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屋건축은 때로는 얌전한 자태로 분위기를 살리는 경우도 있지만포스트 모던적인 건축언어를 통해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서울한남동794의1 이화여대 테니스코트 근처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한 ㈜우원디자인 사옥은 일단 한번 쳐다본 사람은 누구나 오랫동안 기억할 정도로 외관이 별나다.
직육면체 건물에 계단실과 뒤쪽창문 부분이 불쑥 튀어나온 非정형인데다 맨꼭대기층의 둥근 원통형등으로 인해 포스트 모던적이면서 해체주의 건축 성향을 강하게 띠고 있다.
외관과 걸맞게 내부의 공간설계도 특이하다.
1층 출입구를 들어서면 디자인 사무소임을 직감하도록 벽면에 노랑.빨강으로 슈퍼 그래픽 처리를 했고 천장과 바닥도 심플하면서 세련미있는 디자인 기법을 사용했다.
원통형으로 만든 엘리베이터실도 그렇고 목재 계단과 난간대,여기다가 형체를 그대로 노출시킨 붉은색 철골은 이질적이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룬다.
2층의 회의실이나 3,4층의 설계실 또한 별도로 화려한 장식재없이도 얼마든지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있다. 흔한 집섬보드에다 흰색 페인트칠을 한 것이나 흔한 모양의 등갓으로 살린 천장처리등에서 특출한 디자인 감각이 물씬 풍긴다. 우원 사옥내부 디자인의 키 포인트는 6층 사장실과 5층임원실. 비정형의 건물외관으로 인해 생겨날 死공간(데드 스페이스)을 잘 살려내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승화시켰고 검은색 마천석과 타일 카펫으로 처리된 바닥,다양한 색채로 눈길 을 끄는출입문,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천장처리등이 탁월하다.
여기다가 별도로 디자인해 만든 탁자와 의자등은 분위기를 더욱돋우고 검은색이나 초록색등 원색으로 처리한 화장실 문의 디자인도 새롭다.
특히 사장실과 임원실을 연결하는 조립식 계단의 철제 난간대는하나의 작품이다.
非정형이 주는 창문형태를 내부공간과 조화시켜 전혀 낯설지 않는 실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일반 사무실에서 보기드문 장식적인 요소가 가미된 조명기구등의 디자인 요소들은 내부공간의질을 높였다.공간에 걸맞게 배치된 가구들이나 유 연한 공간분할도 디자인 사무소임을 강조하는 요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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