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신임 하버드대 총장, 미 행정부 교육정책 정면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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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대 최초의 여성 총장인 드류 길핀 파우스트(60)가 12일 열린 취임식에서 ‘대학 본연의 학문적 가치’를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실용주의 교육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파우스트 총장은 취임사에서 “대학은 졸업 때까지 학생들을 어떤 모습으로 만들 것이냐를 다루는 곳이 아니라 수천 년의 유산을 전하고 미래를 위한 지식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세기 초 미국 흑인사회를 대표하는 지성인 W E B 듀보이의 말을 인용해 “교육은 사람을 목수로 만드는 것이라기보다는 목수를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거릿 스펠링 교육부 장관이 구성한 ‘대학교육의 미래를 위한 위원회’는 지난해 말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서 “대학별 학업 수준을 수치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얼마나 생산성 있는 노동력을 길러내는지 수치로 환산해 연방정부가 재정지원을 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우스트는 하버드대 최초의 여성 총장. 하버드대 출신이 아닌 사람으로는 1672년 찰스 천시 이후 330여년만에 총장에 올랐다. 필라델피아 인근 브린드모어 여대에서 학사, 유펜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남북전쟁과 남부 지역사, 여성사를 전공했다. 2001년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로 부임해 단과대인 래드클리프 인스티튜트의 학장을 지냈다. 래드클리프는 하버드대의 자매학교로 불렸던 여대로 1999년 하버드대에 단과대로 통합됐다.

2005년 1월 당시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이 “여성이 남성보다 과학, 수학에서 뒤떨어지는 것은 선천적인 차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키자 차기 총장으로 여성을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디지털뉴스 dj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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