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스 아래에 이글스‘덜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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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두산 에이스 리오스가 8회 말 수비를 마친 뒤 여유 있는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트시즌에서도 리오스(두산)는 여전히 최고였다.

 에이스 리오스를 내세운 두산이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7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한화에 8-0 완봉승을 거두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리오스는 선발로 나서 한화 타선을 8이닝 6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책임졌다.

한화-삼성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한화 에이스 ‘류현진 하기 나름’이었다면, PO 1차전은 리오스 하기 나름이었다. 준PO에서 3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렀던 한화는 팀 내 4선발 격인 최영필을 선발로 내세웠다. 마운드의 무게는 두산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리오스는 올 시즌 한화 타자를 상대로 완봉승 한 차례를 포함해 3승1패, 평균 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85(108타수 20안타)에 불과했다. 잠실구장 한화 더그아웃 벽에는 리오스를 분석한 A4 용지 10여 장이 붙어 있었다. 우경하 한화 타격코치는 “리오스가 다혈질이라 1회 무사 1루나 1사 1, 2루로 흔들어 놓으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의 바람대로 되진 않았다. 리오스는 1회 톱타자 고동진을 1루 땅볼로 처리했고, 연경흠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크루즈의 타구를 병살 처리했다. 두산이 1, 2회 점수를 뽑아 리드를 잡자 리오스의 공에도 힘이 더 실렸다. 8이닝 동안 불과 91개의 공을 뿌려 한화 타자를 요리했다.

한화에도 기회는 있었다. 4회 고동진의 2루타와 연경흠의 우전안타로 클린업 트리오 앞에 무사 1, 3루의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하지만 크루즈의 1루 땅볼 때 홈으로 쇄도하던 고동진이 아웃됐고, 김태균은 얕은 좌익수 뜬 공, 이범호 역시 플라이로 찬스를 무산시켰다.

두산은 선발 타자 중 PO 경험자가 김동주와 안경현뿐이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전혀 위축되지 않 았다. 1번 타자 이종욱이 1, 2회 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상대 배터리의 혼을 뺏고 민병헌과 이대수가 3루타를 날려 각각 득점에 성공했다. 두산은 1회 볼넷 3개로 얻은 2사 만루에서 최영필의 폭투로 선취점을 뽑았고, 2회엔 민병헌의 3루타와 이종욱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얻었다. 7회엔 안타 4개와 한화 2루수 한상훈의 실책을 묶어 3득점하며 승부를 갈랐다.

이날 양 팀은 7개의 병살타를 날려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병살타 신기록(종전 6개)을 세웠다. 두산이 기록한 병살타 4개는 포스트시즌 한 경기 팀 타이기록이었고, 그중 두 개를 때린 채상병은 개인 최다 타이기록의 불명예를 안았다. 두산은 제2 선발 랜들을, 한화는 베테랑 투수 정민철을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PO 2차전 선발로 내세운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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