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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경제교류에 기여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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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중국 대학생 비러·뤄위안·정양(왼쪽부터)이 13일 경복궁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태성 기자]

“중국에서의 한류 바람은 여전히 거셉니다. 한류와 월드컵 축구대회를 계기로 한국에 호감을 갖게 됐고 중국기업보다 대우가 좋은 한국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한국어를 열심해 공부했습니다.”

 올 6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1회 전(全) 중국 한국어 백일장 대회’에서 입상자들은 대회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공부를 하는 목표와 일생의 꿈이 구체적인 데다 삶의 자세가 열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또 글솜씨·맞춤법·필체도 한국 대학생들을 빰치는 수준이었다.

  이 대회의 금·은·동상(1~3위) 입상자인 정양(鄭楊·21·톈진사범대 한국어과 4년), 뤄위안(羅媛·22·광둥외어외무대 한국어과 졸업), 비러(畢樂·21·상하이외국어대 한국어과 4년) 등 3명의 중국 여대생이 한국을 처음 찾았다<본지 6월 18일자 2면 참조>. 이 대회를 주최했던 성균관대의 초청으로 11일부터 3박 4일 동안 서울 나들이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중국에 수출됐던 한국 드라마의 배경인 경복궁·남산타워 등 서울의 명소를 두루 둘러봤다. 내년 3월과 9월 성균관대 대학원에 장학생으로 진학하기로 되어 있는 이들 학생들은 서정돈 총장 등 성균관대 관계자들도 만났다. 뤄위안과 비러는 경영대학원(MBA)에, 정양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고교 시절부터 한국어를 공부한 이들은 한국을 통해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구체적인 삶의 목표가 있었다. 뤼위안은 “삼성·LG 등 한국 기업의 성장은 중국 학생들에게 큰 관심 대상으로 수만 명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성공 비결을 배워 중국 기업에 알리고 적용해보고 싶다”고 다부진 포부를 공개했다.

 대학로에서 맛본 떡볶이를 ‘최고의 한국 음식’으로 꼽은 정양은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한 톈진에선 영어우수자보다 한국어우수자가 더 인정받는다”면서 “수교 15주년을 맞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양국 간 경제교류에 기여하겠다 ”며 활짝 웃었다.

 국내 체류 기간 내내 이들은 한국의 교수와 학생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한국어를 잘 하는 비결이 뭐냐는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실제 이들은 동대문 일대 쇼핑가를 돌며 능숙한 한국어 실력으로 상인들과 흥정을 벌여 물건 가격을 깍기도 했다.

 정양의 비결은 독서였다. 그는 한해 동안 학교에 마련된 한국 자료실의 사서를 자청해 매주 1권씩 한국 소설과 수필집을 독파했다..
  뤄위안은 기사 읽기로 한국어 실력을 늘렸다. 매일 아침 한국의 인터넷 포털에서 정치·경제·사회·스포츠·연예 등 분야별로 기사 하나씩을 선택해 꼼꼼히 읽었다. “기사를 읽으면 독해실력은 물론 한국 사회·문화에 대한 이해도 늘릴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한류 매니아’인 비러의 비결은 드라마 보기였다. DVD를 통해 드라마 ‘대장금’ ‘궁’을 수차례 되풀이해 봤다. 요즘도 하루 1~2편씩 새 드라마를 시청한다. 비러는 “보수도 보수지만 많은 경험을 얻고 싶어 크고 작은 한국어 통역일을 자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인성 기자 ,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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