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폐기물 재활용 시멘트 유행성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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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산업폐기물을 재활용한 시멘트의 유해성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최우진(환경공학과) 수원대 교수는 한국양회공업협회 등과 공동 수행한 연구 결과 “산업폐기물을 활용해 시멘트 1t을 생산할 경우 연간 1740억원의 폐기물 처리비용을 절약하고 연간 43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14일 밝혔다. 그는 “시멘트 산업에서 산업폐기물 활용을 늘리는 것이 환경 문제를 푸는 최적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정의는 12일 “시멘트에서 수은과 6가 크롬 같은 유해 중금속 물질이 검출됐다”며 “폐기물을 활용하는 ‘쓰레기 시멘트’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6월에는 충북 단양 등지의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에 대한 모발검사 결과 “다른 지역보다 주민의 중금속 오염 수치가 2∼15배나 높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양측의 대립은 환경문제 해결과 자원 재활용을 위해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폐타이어·철찌꺼기 등 산업폐기물을 연료인 유연탄과 부원료인 철광석·규암 등의 대체재로 사용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시멘트는 석회석과 철광석 등을 원료로 ‘킬른’이라는 소성로에서 섭씨 1450도의 고온 처리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고온에서 재활용 폐기물이 안정적으로 분해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양회협회 측은 “환경단체가 시멘트에서 검출됐다고 주장하는 일부 유해 물질은 천연자원에서도 발생한다”고 반박했다. 또 “선진국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고 시멘트 산업에서 산업폐기물을 적극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 시멘트 업체가 재활용한 산업폐기물은 1294만t으로 일본의 60% 수준이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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