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그룹 계열社 해외사업 통합 서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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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해외현지에서 뿔뿔이 흩어져 사업을 펴고있는 주요그룹 계열사들이 그룹별로 경쟁력강화를 위해 속속「한 깃발」아래 모이고 있다.삼성.럭키금성.선경.쌍용.한화등 주요 그룹들은 각기▲해외진출계열사들을 한곳으로 모으는「센터化」를 추진하고▲ 해외 全지사.
법인을 전략정보網으로 연결하며▲공동 판매법인을 세우는등 통합운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사업은 계열사별로 펴지만 개방시대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그룹사가 공동으로 활용할수 있는 정보및노하우,지사및 현지인력등을 공유하자 는 것이다.
럭키금성그룹은 지난달 중순 中國을 방문하고 돌아온 具滋暻회장이 그룹의 해외사업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줄 것을 합동이사회에서 당부했다.이에 따라 지난주 각 계열사 실무진은 北京에서 각자 활동중인 ㈜럭키.금성사.금 성산전.럭금상사.금성정보통신등 5社를 한곳에 모아「中國지역센터」를 세우기로 하고 이를 추진중이다.내년초 浙江省에서 화장품생산에 나서는㈜럭키는 금성사 가전제품과 공동마케팅을 시도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선경그룹은 내주중 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있는 ㈜선경.유공.SKC.선경건설등의 업체를 그룹의 전세계 지사.법인과「전략정보網」으로 한데 묶는다.이로써 아시아지역의 인력.투자처등 경영자원을 세계각지와 연결,보다 값싸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쌍용그룹의 경우 최근 金錫元회장이 사장단 회의에서 계열사가 철저히 연계해 해외사업을 수행하도록 수차례 강조함에 따라 해외현지 계열사들은 구체적인 공조방안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쌍용건설과 ㈜쌍용은 최근 美國에서 굵직한 부동산매입및 현지금융 프로젝트를 계열사간 연계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해외사업에 그룹의 장래를 걸고있는 한화그룹은 지난달 29일 결의한 ㈜한화-골든벨상사의 합병조치로 그룹의 국제화추진력을 대폭 보강했다.金昇淵회장 직속의 국제사업팀과 함께 ㈜한화는 앞으로 舊소련등에서 精油및 油化.컴퓨터.신소재및 정밀 화학등 폭넓은 교역기반을 계열사와 함께 갖게 됐다.
해외계열사 통합작업을 가장 먼저 추진해온 삼성그룹은 지난달초싱가포르에 동남아지역 계열사의 총괄 판매법인을 세운데 이어 조만간 영국이나 프랑크푸르트에 유럽지역 총괄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대우그룹 계열사직원은 ㈜대우에 무조건 전배된후 현지파견이이뤄져 해외운영이 일찌감치 단일창구화돼있다.기업들의 이같은 해외통합운영 움직임은 최근 중국.동남아등지에서 美國의 GE나 ATT등 외국의 거대기업들이 현지조직을 통합 또는 강 화하는 시점에서 이뤄지고 있어 경쟁 양상마저 띠고 있다.
그러나 주요그룹의 해외사업 통합운영은 삼성과 같이 법인통합 단계에 이르러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를 만나게 된다고 한 관계자는 말한다.통합운영 이후 경영실적이 부진할때 내부 책임소재 문제등이 그렇다는 것.특히 럭금그룹의 경우 지 금까지 계열사별로 자율경영을 지켜와 해외사업의 통합운영을 어떻게 조화있게끌고갈지 주목되고 있다.
〈李重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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