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된 拉北자만 2백78명-해외체류중 실종포함 500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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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前수도여고 교사 高相文씨(46)가 납북 15년만에 북한에 정치범으로 수용돼 있는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5백여명으로 추산되는 납북자들 대부분은 아직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92년 통일원 발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납북자로 공식 확인된 인원은 모두 2백78명이다.
이밖에 高씨의 경우처럼 해외 체류도중 북의 기관원들에 납치된근로자,대사관직원 및 유학생등과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어부등을포함하면 지금까지의 납북자는 대략 5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당국은 50년대중반부터 항공기 공중납치와 어선나포및 제3국에서의 공작을 통한 납치등의 방법으로 민간인과 군인등을 납치해 왔으며 이중 일부는 「의거귀순」한 것으로 선전하고 있다. 69년12월 대관령상공을 운항도중 공중납치된 대한항공 YS11기의 승객 39명은 사건 발생 66일만인 70년2월14일 판문점을 통해 돌아왔지만 승무원 4명을 포함한 12명은 지금껏 소식이 없다.
이중 여승무원이던 成敬姬씨(47)와 鄭敬淑씨(49)는 92년귀순한 吳吉男씨의 증언으로「구국의 소리」방송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납북자의 대부분은 어선 나포를 통해 납치된 경우.서해 5도가북한 땅인 옹진반도를 둘러싸고 있어 이 근방에서 고기잡이를 하다 영해를 침범하기 쉬운 지리적 여건때문이다.
적십자사 이산가족사업실의 자료에 따르면 미귀환 납북어부의 수는 4백2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87년1월15일 서해 백령도 부근에서 조업중이던 동진27호가 북한경비정에 의해 나포돼 선장 金順根씨(53),어로장 崔宗錫씨(48)등 12명의 선원이 모두 북한에 억류돼있다. 북한은 처음에 조사후 돌려보내 주겠다고 밝혔으나 같은달14일 북한을 탈출한 金萬鐵씨 일가가 2월초 한국에 정착하자 동진호를 간첩선으로 몰아 아직까지도 송환을 거부하고 있다.
70년대에는 북의 대남공작차원에서 유럽.홍콩등지에서 체류중이던 근로자.교포들이 북의 기관원에 의해 납치되거나 미수에 그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났다.
78년1월과 7월에 납북됐던 崔銀姬.申相玉부부의 경우 86년3월13일 오스트리아 美대사관에 망명신청할 때까지 북한당국은 이들이 자진월북한 것으로 선전했다.
지난 87년에는 李永旭씨(당시 民正黨국회의원)의 아들 宰煥씨(32)가 미국유학중 오스트리아 빈에서 실종돼 현재 북한에 있는 것이 확인됐다.
〈鄭鐵根.金昌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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