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꽃이가 달라졌어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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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 30면

사방의 벽을 둘러싼 천장까지 닿은 서가, 그리고 그 안을 채운 장서. 보기만 해도 뿌듯하고 배부를지 모르지만 어쩐지 고리타분하다. 서재가 달라졌다. 혼자만의 내밀한 공간에서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열린 공간으로 새롭게 자리 잡았다. 방 한 칸 차지하지 않아도, 거실이나 침실 곁을 살짝 빌려도, 쓰임 없던 자투리 공간을 이용하더라도 상관없다. 더불어 오직 수납이 목적이던 책꽂이도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서 탈피해 공간에 어우러지는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했다.

벽걸이형 서가는 주거 중심으로 나온 오픈형 서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 벽면 위아래에 여백을 줘 답답함을 덜어주고 공간을 넓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디자인한 제품(사진1)은 알루미늄과 목재 선반을 수직·수평으로 교차시켰다. 절제된 미니멀리즘이 구현된 세련된 디자인이다. 하지만 벽걸이형 서가는 무게를 견디는 힘이 떨어져 수납이라는 본연의 기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TV 대신 책이 자리 잡은 ‘거실 겸 서재’에 어울릴 만한 파티션형 서가는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 공간을 분할하는 효과를 낸다.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침실이나 거실을 부분적으로 서재로 이용할 때 유용하다.

이탈리아 브랜드 ‘티세탄타(Tisettanta)’ 제품(사진2)은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소재는 원목과 하이그로시, 실크 프린트 중에서 선택 가능하고 책장 높이, 선반 개수도 달리할 수 있다. 서랍장이나 장식장을 겸한 멀티형 책꽂이도 등장했다. 침실이나 거실에 서재를 들일 때 유용한 디자인으로 TV·PC를 수납할 수 있다. 책꽂이· 장식장·슬라이딩 도어 등을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다.

비트라(Vitra)의 일자형 책장(사진3)은 가벼운 아크릴 소재와 발랄한 원색으로 지루함을 덜었다. 뾰족 솟은 몰테니&C의 책꽂이(사진4)는 좁은 틈새를 활용한 수납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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