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PEOPLE] 주부에서 ‘뚝심의 경영인’으로 화려한 변신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1호 12면

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이 21일 취임 4주년을 맞는다. 경영 관록이 쌓이면서 현 회장은 가정주부에서 뚝심의 최고경영자(CEO)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4주년 맞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 회장 취임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경영권 안정과 외형 성장이다. 꾸준한 내부 지분율 확대와 우호주주 확보로 현대는 KCC와 현대중공업 측의 경영권 위협에서 벗어났다. 자산 규모는 2003년 8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2조7000억원으로 50%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7조6000억원으로 2003년에 비해 41%가 늘었다. 올해도 해운·증권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이 호전되면서 당초 매출목표인 8조5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는 현대상선·증권·택배 등 주요 계열사별로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무엇보다 남북 경협에서의 성과가 눈부시다. 현 회장은 2일부터 2박3일 동안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개성공단·백두산관광 조기 추진 같은 굵직한 성과물을 따냈다. 지난 2~3년간 대북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던 현대로선 오랜 격랑 끝에 순풍을 만난 셈이다.

이런 배경에는 현 회장 특유의 뚝심 리더십이 있다. 2005년엔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을 해임하는 ‘김윤규 사태’로, 지난해엔 북핵 사태로 현 회장의 취임 기념일이 우울했던 것이 사실. 그때마다 현 회장은 특유의 저력으로 위기를 헤쳐나갔다. 김윤규 사태 당시 북측은 “현대와의 모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압박했지만 ‘읍참마속의 결단’이라며 버텼다. 북핵 사태 때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말을 되뇌면서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현 회장은 위기관리 경영에선 베테랑 남성 CEO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새로운 과제도 많다. 주가 급등으로 몸값이 높아진 현대건설 인수와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이 현 회장의 책상 위에 놓여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