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경쟁력, 정부 간섭 적을수록 좋아 …일본은 총장에 권한·책임 상당수 넘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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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장무(사진) 총장과 해외 6개 대학 총장들은 12일 서울대에서 '세계대학총장포럼'을 열고 '세계적 연구대학의 미래에 관한 서울 선언'을 발표했다.

해외 6개 대학과 총장은 개빈 브라운 시드니대 총장, 데이비드 리브론 라이스대 총장, 쿠르트 쿠츨러 베를린공대 총장, 히로시 고미야마 도쿄대 총장, 콘라드 오스터왈더 UN대 총장, 미하엘 린샤이트 훔볼트대 부총장이다. 이들은 선언서에서 "세계화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학 간 네트워크가 절실하며, 이를 위해 학생 및 교수뿐만 아니라 대학의 모든 프로그램이 국제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선언'은 ▶협력을 통한 지식 체계 구축(Construction of Inter-disciplinary Knowledge) ▶세계화(Globalization) ▶인류를 위한 장기적 문제 연구(Tackling the Big Issues) ▶대학 자율화(Autonomy) 등 네 가지를 추구하기로 했다.

이 총장은 "앞으로 보다 장기적이고 커다란 문제에 도전해 인류에 도움이 되고자 서울선언을 마련했다"며 "전 세계 많은 학자가 협력을 해 국제적 차원의 지식을 체계화하고, 보다 큰 문제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 교육을 세계화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정부의 간섭은 적을수록 좋다는 데 총장들은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브라운 총장은 "대학에 대한 탈규제화를 지지한다. 아시아의 경우 일본의 여러 대학에서 총장이 (정부로부터) 권한과 책임을 상당수 넘겨받았다"며 대학에 보다 많은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브론 총장은 "지식 창조를 추구하는 연구중심 대학이 교육 서비스만 제공하는 다른 대학들과 경쟁한다면 재정적인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특히 교육과 연구를 잇는 지원금이 없어진다면 그 위협은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쿠츨러 총장은 "베를린대는 이미 서울대와 미국 미시간대 등과 화상강의를 하고 있다. 앞으로 석.박사 공동학위도 추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히로시 총장은 '21세기 고등교육의 발전'이라는 연설문에서 "오늘날 가장 시급한 문제는 지속가능성과 문화적 다양성, 지식의 체계화"라고 밝혔다.

강인식.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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