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 普佛전쟁 벽안의 두남녀 연기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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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국내 드라마에 프랑스여성과 독일출신 귀화남성이 전격적으로 주.조연을 맡아 브라운관의 「普佛(독일.프랑스)전쟁」을 예고하고있다. KBS제2TV 주말드라마 『남자는 외로워』 후속으로 9월3일 첫방송될 드라마 『딸부잣집』(이희우 극본.이응진 연출)에 주인공 둘째딸(하유미)의 애인역으로 나올 독일태생 한국인 李韓祐(40)와 이달초부터 방송중인 SBS-TV드라마 『좋은 걸 어떡해』에서 벽안의 며느리로 출연할 예정인 프랑스인 마리즈부르뎅(33).이들은 유창한 한국어 실력과 타고난 연기감각으로토크쇼.단막극에 단역으로 출연해오다 이번에 처음으로 고정배역을맡아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
1백90㎝의 큰 키로 某자동차회사 CF와 KBS제1TV의 『지구촌 파노라마』에 손님으로 출연,시청자와 낯을 익힌 이한우는『수사반장』『일과 사랑』『공룡선생』등 3개 드라마 단역출연 끝에 드라마 『딸부잣집』에서 첫 주연을 맡게 됐다 .지난 78년독일 국제문화재단 간사로 한국을 찾았다가 86년 아예 귀화해 한국인이 된 그는 학원의 독어강사와 한독상공회의소 이사(92년)를 거쳐 올해초 한국-유럽간 기술중계회사를 차린 겸업 탤런트.『틀에 박힌 규칙보다 끈끈한 인간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의 정서가 마음에 쏙 들었다』는 그는 독일명 베른하르트 크반트대신 이순신장군의 姓과 한국인(韓)을 돕는다(祐)는 뜻의 이름으로 창씨개명하고 한국여성과 결혼,1남1녀를 두었다.김나지움(고교)시절 연극 『파우스트』에 서 주인공을 맡을 정도로 연기를 좋아하는 그는 79년 KBS가 주최한 「주한외국인 웅변대회」에서 최우수 입상한 것을 계기로 방송계에 입문,KBS 『사랑방 중계』에서 리포터를 맡았고 토크쇼에도 여러번 출연했다.『딸부잣집』에서 그가 맡 은 역은 한국에 근무하는 외국상사 직원으로 하숙집 딸인 노처녀 차령과 사랑에 빠지는 독일인 「칼 토마」.『한국인과 독일인이 한 집에 살며 문화충돌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게 돼 기쁘다』는 그는 『능숙한 한국어를 하나도 모 르는 것처럼 연기해야 한다는 게 오히려 부담스럽다』며 웃는다. SBS-TV 『좋은 걸 어떡해』에 8월부터 고정출연할 예정인 부르뎅은 드라마 출연은 처음이지만 한국생활 6년동안 MBC-TV 『유쾌한 스튜디오』,SBS-TV 『서울 영상리포트』등에 손님으로 출연해와 시청자에게 생소하지 않은 프랑스 처녀.『좋은 걸 어떡해』에서 그는 한병태(이대근)의 둘째아들로 프랑스유학생인 재수(박세준)와 결혼한 뒤 한씨집안에 며느리로 입성하게 된다.한국-프랑스간 문화차이로 일어나는 갖가지 해프닝을 코믹하게 연기해 극에 감칠맛을 더해줄 부르뎅 은 지난해에도 SBS-TV 『웃으면 좋아요』에 코미디언으로 출연하려던 전력이 있을 정도로 코믹연기에 의욕이 높다.TV고정출연을 위해 새 취업비자를 신청중인 그는 다음주중 비자를 받는대로 녹화에 들어갈 예정.88년 한국정부 장학금을 받고 서울大법대 유학생으로 한국에 온 부르뎅은 석사를 따고도 「한국친구들의 다감함에 끌려」한국생활을 계속하며 주로 프랑스어강사.문학연구작업을 해왔다.
〈姜찬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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