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을달린다>일본 간사이 문화학술 연구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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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세계 최초로 통신.방송.멀티미디어의 종합실험이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日本 교토府 소라쿠郡의 간사이(關西)문화학술연구도시.교토역에서 약 50㎞정도 떨어진 긴테츠 교토선의 타카노하라역에서택시를 타고 10여분만에 닿는 곳이다.
이곳 주민들은 벌써 21세기 초고속정보통신망시대를 살고 있다.일본 뿐아니라 세계에서도 최첨단인 뉴미디어들이 지난 8일부터이곳에서 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우정성이 지난 7월8일부터 97년 7월까지 3년간의 일정으로「신세대통신망」(초고속정보통신망) 실험지역으로 선정한 이곳 3백가구에는 정부가 가구당 3백만~4백만엔(2천4백만~3천2백만원) 상당의 HDTV.컬러영상전화.멀티미디어 PC등을 무료로 설치해주고 각종 뉴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험 가정과 연구소에 뉴미디어서비스를 제공중인 연구단지내 신세대통신망 실험모델의 실험센터.연한 녹색 칠을 한 이 단층 실험센터는 직경 10여m및 1m내외의 옥외 위성안테나가 서너개 세워져 있을 뿐 극히 평범한 여느 임시 건물과 다를 바 없지만여기에서 21세기 일본 뉴미디어의 가능성을 점치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우쓰이 유지 실험추진부장은『실험 가정과 연구소.기업들은 모두광케이블로 연결돼 있고 주문형비디오서비스(VOD).홈쇼핑.생활정보등을 비롯,HDTV.종합유선방송등 31개의 각종 방송채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실험의 내용을 요약했다 .
실험동 내부에는 일본의 통신.방송.멀티미디어의 최첨단 기술과기기가 총 집결돼 있다.30여개 TV채널을 볼 수 있는 대형TV에는 각기 다른 화면이 흐르고 있고 최첨단 음성.데이터.動영상을 각 가정으로 보낼 수 있는 디지털교환기.전 송장치.영상저장장치,NHK방송사외에는 없는 HDTV용 스튜디오와 방송카메라등이 3백여평의 건물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일본전신전화(NTT)가 개발한 디지털 교환기는 5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기계 뒷면에는 노란피복이 입혀진 광섬유 다발이 연결되어 있어 구리선시대가 조만간 사라질 것임을 예고했다. 교환기와 광전송장치의 신호전송상태를 알수 있는 신호등이 점멸하고 있는 가운데 가입자 누군가가 신청했는지 주문형비디오 서비스장치의 로봇이 2백30개의 영화 테이프중 프랑스 영화『연인』을 꺼내 전송용 VCR에 집어넣고 있었다.
모리 실험추진과장은『음악테이프 꽂이와 같은 6각형 비디오테이프 꽂이에는 6백개를 장착할 수 있고 30군데에서 동시에 리모컨으로 영화를 신청,시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만간 영화를 비디오테이프 대신 컴퓨터기억장치에 디지털 신호로 저장,제공하는 완전 디지털 주문형비디오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곳 단지내 유일한 호텔인 게이한나플라자의 부속건물인 연구동11층에서도 기업들이 컴퓨터를 이용한 다양한 멀티미디어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후지쓰등 1백80개 일본 굴지의 멀티미디어 관련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이른바 신세대통신망실험협의회(BBCC)의 실험동.
『오는 9월께나 15개 실험용 시스템이 완전하게 갖춰지며 현재는 원격쇼핑과 실험의 핵심시설인 NTT가 개발한 최첨단 ATM(비동기전송모드)교환기가 가동중』이라고 구로가와 마사루 BBCC사무국장은 설명했다.
구로가와국장은 교환기실 외벽에 붙어 있는 교환기 규격을 그대로 기사화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실험은 21세기 정보화사회의 한 모델과 기술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것이며 원하는 기업은 누구나 자유롭게 실험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정성 산하 신세대통신망이용 고도화협회 세이기치 사카기바라 전무이사의 말은 초고 속정보통신망실험사업을 조만간 추진해야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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