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갑용 쾅 양준혁 쾅 … 독수리 울린 ‘사자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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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6회 말 공격에서 양준혁이 한화 최영필로부터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왼손을 치켜들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힘과 행운의 양 날개를 단 사자가 벼랑 끝에서 힘차게 날아 올랐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에서 6-0으로 이겨 1승1패를 만들었다. 한화-삼성은 12일 오후 6시 대전구장에서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진출을 결정짓는 최종 3차전을 갖는다.

  1패를 안고 포스트시즌 탈락의 위기에 몰린 삼성은 왼손 선발 전병호가 다양한 변화구와 타자의 허를 찌르는 노련미를 앞세워 3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초반 분위기를 가져왔다. 삼성 포수 진갑용은 2회 2사 후 한화 선발 정민철이 한가운데로 던진 시속 121㎞짜리 포크볼을 걷어 올려 왼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 홈런으로 전병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한화는 올 시즌 삼성전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93으로 ‘천적’이던 정민철이 1회 김재걸과의 승부에서 갑작스러운 허리부상을 당해 4회 조기 강판되며 불운을 예고했다.

 삼성은 1-0의 리드가 아슬아슬하다고 느끼는 순간 6회 1사 후 김재걸이 투수와 1루수 사이로 기습 번트를 성공시키며 추가 득점의 기회를 만들었다. 허를 찔린 한화 투수 최영필은 양준혁에게 볼카운트 1-1에서 스트라이크 존 한가운데로 132㎞짜리 슬라이더를 던지는 실수를 했고, 양준혁은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그라운드를 반으로 가르며 중견수 뒤 백스크린을 맞혔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125m짜리 대형 2점 홈런이었다.

 삼성은 4-0으로 앞선 7회 신명철-박한이의 연속 안타와 양준혁의 고의 사구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심정수의 중전 적시타로 2점을 보태 6-0을 만들며 한화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선발 전병호가 4회 초 한화 선두 크루즈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윤성환을 투입하며 초반 위기를 넘겼다.

삼성은 윤성환에 이어 6회 임창용, 7회 권혁, 9회 오승환까지 불펜진을 풀가동하며 한화 타선을 무득점으로 잠재웠다. 삼성의 두 번째 투수 윤성환은 2와3분의2이닝 동안 9타자를 상대로 1안타·1삼진·무실점으로 포스트시즌 첫 출장에서 첫 승을 기록하는 행운을 잡았다.

한화는 1회 초 2사 1, 2루, 3·4회 무사 1루 찬스 등 초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세드릭을, 삼성은 매존을 3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대구=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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