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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 신입생 미셸 위 “대학생활 재미에 출전 싫을 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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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초청선수로 삼성월드챔피언십에 참가하는 미셸 위는 스탠퍼드대 신입생 생활을 매우 즐기는 것 같았다. [중앙포토]

‘1000만 달러의 소녀’ 미셸 위(18·한국이름 위성미)는 한층 더 어른스러워 보였다. 지난달 사립 명문 스탠퍼드대(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입학한 이후 첫 ‘외출’이었다.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 골프장을 찾은 그를 개막 전날인 10일(한국시간) 만났다. 미셸 위는 학교 이야기부터 꺼냈다.

“대학 생활이 너무 재밌어요. 학교도 너무 좋고, 친구들도 많아져 골프 대회에 나오기 싫을 정도였다니까요.”

‘신입생’ 미셸 위는 한껏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스탠퍼드에 들어간 걸 행운으로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나도 좀 (공부를) ‘하는’ 편이었는데 스탠퍼드엔 듣던 대로 정말 수재가 많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미셸 위는 경영학을 전공할 예정이지만 지금은 1학년이기 때문에 주로 교양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고 했다.

“수학(적분학)·사회학(휴머니티)과 일본어 수업을 들어요. 교수님들도 정말 대단한 분들이시고, 친구들도 하나같이 똑똑해요. 얼마 전엔 댄스파티에서 춤도 춰 봤는걸요.”
미셸 위의 학교 자랑은 계속됐다.

“기숙사 3층에 사는데요.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다리가 아파요. 그래도 방에 부엌이 딸려 있어서 종종 김치볶음밥도 해먹어요. 룸메이트는 그냥 평범한 학생인데요. 저한테 잘해 주는 편이에요. ‘공부가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자살하지는 말자’고 농담을 건네곤 해요.”(웃음)

미셸 위는 “얼마 전 아빠가 재규어 스포츠카를 사주셨는데 (하와이에서 부친) 차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며 “이번 대회에 오는데 친구들이 모두 ‘잘하고 오라’고 격려해줬다”고 덧붙였다.

하와이 푸나호우 고교를 졸업한 미셸 위는 지난해 11월 스탠퍼드대에 수시 전형(얼리)으로 합격, 9월부터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미셸 위는 미국 수능시험(SAT) 점수를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탠퍼드에 수시로 입학하려면 최소한 SATⅠ(수학·읽기·쓰기) 성적(2400점 만점)이 2300점 이상 돼야 하고, SAT Ⅱ(수학2, 물리, 화학 등)에서 두 과목 정도는 800점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얻어야 한다. 여기에 에세이와 추천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미셸 위는 확실한 골프 특기 성적이 추가되기 때문에 다른 학생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

골프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한동안 손목이 아팠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정신적으로도 점점 강해지고 있어요. 올해 부진한 편이었는데 아무도 원망하지 않아요. 다 제 탓이니까요.”
내년부터 LPGA투어에 합류할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얼마 전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이 열렸는데 하필 그 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했어요. 대학 1학년 생활은 평생 한 번밖에 없는 경험인데 빠지고 싶지 않았어요. 어떤 것과도 프레시맨 생활을 바꿀 생각은 없어요.”

인터뷰를 마친 미셸 위는 연습 라운드를 하기 위해 코스로 나갔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아버지 위병욱(45)씨와 어머니 서현경(42)씨가 뒤를 따랐다. 아직은 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듯 드라이브샷이 불안해 보였다. 페어웨이를 벗어나 왼쪽, 오른쪽으로 크게 빗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팜데저트=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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