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32강전 하이라이트>
○·한상훈 초단(한국) ●·마샤오춘 9단(중국)
장면도(84~95)=흑이 실리에서 약간 앞서 있지만 백도 중앙의 두터움이 상당해 팽팽한 국면. 그러나 마샤오춘 9단은 좌하에서 너무나 기세 좋게 움직이다가 순식간에 위기를 맞게 된다. 백에 흑로 뻗은 것은 이제 와선 어쩔 수 없다. 하지만 88이 선수라서 중앙에 붕 뜬 흑 석 점이 풍전등화의 신세가 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 한상훈이 90으로 밀자 91의 날카로운 잽이 터졌고 뒤가 켕긴 백이 94로 가일수하는 틈에 흑은 95까지 훨훨 날아가버린 것. 한 시대를 호령하던 마샤오춘의 임기응변에 한상훈이 홀려버린 것일까. 백은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힘이 너무 들어간 90이 유죄였다. ‘참고도’ 백1로 곱게 지켜 두는 수가 정중동의 묘리를 살리는 호착. 흑은 기껏 달아나야 2의 한 칸 정도인데 이때 백3으로 덮쳐 가면 흑은 십중팔구 사망이었다. 이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한상훈은 바둑이 끝날 때까지 가시밭길을 헤매야 했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