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오그라든 경제부처 여름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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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전에 없이 심각한 가뭄과 무더위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전력난과 농사 피해가 커지자 과천 경제부처 공무원들은 당초 8월초부터 잡아놓았던 여름 휴가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평상시에도 장관이 먼저「시범 휴가」를 다녀오지 않으면 부처전체의 휴가일정을 제대로 짜지 못하기 일쑤던 터라,장관들부터 휴가 일정을 미루는 통에 올해 휴가 일정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는 부처가 많다.
전력을 아끼느라 에어컨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각 부처의 휴가 상황을 알아본다.
○…가뭄으로 가장 곤욕을 치르고 있는 농림수산부는『휴가가 어느나라 이야기냐』는 분위기.
崔仁基농림수산부장관은 당초 내달 3일부터 3박4일동안 휴가를갈 계획이었으나 이미 취소했고 다른 간부.직원들도 같은 처지다. 과장급 이상 전 간부의 휴가는「물론」벌써 동결되어 있다.
농림수산부는 비가 충분히 오더라도 그 뒤처리 때문에 올해는 사실상 여름 휴가를 포기해야 할 상황.
○…金喆壽상공자원부장관의 경우 전력수급 문제가 워낙 심각한데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입후보 관계로 외국 나들이가 많았던 터라 휴가 이야기도 못꺼낼 형편.
○…洪在馨재무부장관은 당초 8월4~6일 3일간 휴가를 갈 예정이었으나 현재로선『연기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비서실 관계자의 전언.
그러나 지난해 금융실명제의 실시 때문에 거의 여름휴가를 가지못했던 중간간부와 직원들은 당초 예정대로 휴가를 실시할 예정.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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