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便法출간 말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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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미국의 대표적 성인잡지중 하나인『펜트하우스』가 23일 국내에서 발행돼 성인용 잡지 출판의 정당성 여부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번에『펜트하우스의 아가씨들』(The Girls of PENTHOUSE)이란 제호로 나온 이 책은 비록 화보집 형식의 편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제작사인 (주)텔리퓨처(대표 오규정)가 그동안 잡지발행을 위해 당국에 꾸준히 정기간행물 등록 을 꾀해왔다는 사실에 비춰볼때 월간지로의 전환을 전제로한 여론 떠보기식 출판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총 1백16쪽의 이 책에 실린 사진은 82년부터 94년까지 미국의『펜트하우스』에 실렸던 사진중 신체 노출이 비교적 적었던것과 촬영을 하고도 잡지에는 싣지 않았던 것을『펜트하우스』모회사인 제너럴 미디어 퍼블리싱 그룹으로부터 제공받 아 실은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은 신체 노출면에서는 미국의『펜트하우스』에 비할바가 못되지만 우리 정서의 기준으로 보면 선정적인 장면이 많다.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는 여성들의 가슴(유두)만 노출되어도 음란물로 판정하고 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權용출 잡지부장은 이와 관련,『아직 책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현재 수입금지대상 외국간행물에 해당하는「펜트하우스」에 실린 사진을 국내에서 출판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반응 을 보였다.
(주)텔리퓨처사는 정가 9천7백원의 이 책을 전국의 서점.편의점.지하철 등에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그럴 경우성인뿐만 아니라 미성년자들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돼 적지 않은 문제를 파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책이 앞으로 잡지로 발전할 경우 성인잡지 출간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지금도 많은 잡지인들이 미국의 또다른 성인잡지인『플레이보이』의 국내판에 눈독을 들이면서도「미국에서 발행되는 잡지에 게재된 사진을 일절 삭제해서는 안된다 」는 발행사의 요구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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