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沐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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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沐은 머리를,浴은 몸을 감는 것을 말한다.지금은 목욕이 일반화되어 다양한 목욕탕이 있지만 옛날에는 기껏해야 냇가에 나가 멱을 감는 정도였다.
중국 목욕탕의 효시는 東晋때 출현한 천자 전용의 焦龍池(초룡지)다.玉으로 쌓고 琥珀(호박)으로 수로를 냈으며 비단 주머니에 향료를 담아 물에 담갔다.
겨울에는 물을 데우기 위해 구리로 만든 용을 숯불로 벌겋게 달구어 수십개나 탕안에 넣었다.그래서 焦龍池라고 했다.
당나라 귀족들은 목욕탕을 가지고 있었다.白樂天의 『長恨歌』에보면 楊貴妃가 華淸宮 온천에서 목욕하는 장면이 나온다.송나라 때에 비로소 공중목욕탕과 함께 擦背(찰배)라고 하는 때밀이도 등장했다.蘇東坡가 즐겨 이용했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 일찍이 신라때에는 沐浴齋戒(목욕재계)를 계율로 하는 불교를 신봉했으므로 사찰에는 대형목욕탕이 있었으며 徐兢(서긍)이 쓴 『高麗圖經』에 의하면 고려시대 개성의 냇가에는 남녀가 한데 어울려 목욕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로 오면 엄격한 유교 예절에 따라 여자들은 옷을 입은채로 목욕을 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목욕탕에서 냉수에 멱을 감는 것도 좋은 피서법이 될 것이다.
鄭錫元〈한양대중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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