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경기안정 의지가 자극제-심상찮은 원화 5일연속오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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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美달러에 대한 원貨 값이 연중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5일째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자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긴장하고 있다.
원화의 가치는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째 오름세를 타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3일의 경우 금융결제원이 고시한 1달러의 원화 값은 8백3원90전(매매기준율 기준)으로 1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국제시장에서 달러가치가 지난주부터 회복세를 타고 있는 흐름과는 거꾸로 움직이는 셈이다.
이같은 원화절상의 배경은 아무래도 최근의 경제정책기조와 관련이 깊다.
정부와 韓銀은 최근 잇따라 국내 경기의 속도조절에 나서겠다는입장을 밝혔다.
지난 상반기 국내 경기가 예상을 다소 웃도는 호황을 보였고,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경우 경기 과열에 따른 물가불안등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이에 따라 하반기중에는 통화를 다소 빠듯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도 여러차례 시사했다. 그렇다고 당국이 국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해 원화 값을끌어올리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눈치빠른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은 이런 정책기조를 감안,달러보다 가급적 원화 자금을 많이 확보해두는 쪽으로 움직이고 그 결과가 원화 절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원화 환율이 국내 외환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당국 입장에서는 중요한 경기관리수단인 것이 사실이다.원화가 절상되면 수출상품의 값이 오르는 대신 수입상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싸져 경기조절과 물가관리에 도움 을 준다.따라서 경기 속도조절에 나선 당국이 상당기간 원화절상추세를 방치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전문가들은 따라서 하반기중에는 원화절상 추세가 지속돼 달러당 7백90~8백원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孫炳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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