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재미본 기업도 많다-기상예측 판매技法 적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업계에「웨더 머천다이징(WM:Weather Merchandising)」에 대한 관심이 새삼 일고있다.
「웨더 머천다이징」은 앞으로의 날씨나 기상정보를 미리 수집해이에 맞는 상품생산및 판매전략을 수립,매출극대화를 꾀해나가는 신종마케팅기법으로 굳이 우리말로 표현하면 기상예측 판매기법이다. 폭염에 가뭄까지 겹친 사상 유례없는 기상이변이 한달째 계속,날씨로 인해 기업들이 웃고 우는 克明한 사례가 밝혀지면서 이로 인해 웨더 머천다이징 기법의 중요성은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웨더 머천다이징으로 가장 재미를 본 업체로 단연 만도기계를 꼽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2만대의 에어컨을 이미 판매했고 밀어닥치는 주문을 소화해내기 위해 긴급히 5천대 물량의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올여름 에어컨 총판매대수 45만대와 비교할때 만도기계의 실적은 미미한 것이지만 올해 가정용 에어컨시장에 처음 진출한 회사로서는 대단한 모험을 했던 것이다.
지난 2년동안 에어컨시장은 불황과 이상저온현상으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이때문에 기존 가전3社는 산적한 재고물량 소진을 위해 올해는 생산물량을 대폭 줄였다.
그러나 만도기계는 국내외 자료를 입수,철저한 분석을 통해 과감한 승부수를 던질 수 있었다.
정기적으로 東京지사를 통해 일본기상청으로부터 1~3개월 단위의 기상예측자료를 입수.분석,올여름 날씨가 예년과 달리 더워질것을 예상하고 무더위정도에 따라 생산규모를 바꿔나가는 시나리오Ⅰ,Ⅱ를 마련해 대비해온 것이 적중했다.롯데제 과의 경우에는 지난해 얼음제품「고드름」이 인기를 모았던 것에 착안,연초 이 제품의 생산규모를 월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증액했고 새로 이제품을 응용한「얼음바」(월 20억원어치생산)를 개발했다.
3월부터 이들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해 냉동창고에 비축해놓고최근 밀려드는 주문속에서 전혀 차질없이 공급하며 전년동기대비 50%이상의 판매증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화장품업체인 태평양도 신제품「화이텐스」를 비롯해「마몽드」「미로」등 기초UV화이트화장품을 이미 지난해보다 90%나 늘어난 3백90만개를 판매,날씨예측과 소비자기호변화에 맞춰 과감하게 이들 제품의 생산량을 두배로 늘렸다.이와는 달리 장마중에 비한방울도 제대로 구경못한 우산제조업계와 지속적인 열대야속의 소주.양주업계는 오히려 매출급감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웨더 머천다이징의 도입여부에 따라 기업체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비싼 돈을 주고라도 정확한 기상정보를 미리 얻으려는 업체의 노력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료로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기상협회에는 올여름 예측 불가능한 기상이변으로 기상정보를 원하는 업체들이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어 2백70개社에 이르고 있다.이협회 徐南文기술부장(59)은『이들 업체는 주간.월 간.계간단위의 기상예보를 제공받아 이를 제품생산계획이나 판매전략수립에 활용한다』고 말했다.
백화점.슈퍼마켓.편의점들은 첨단유통장비인 POS(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을 도입해 매일매일의 기상자료와 판매자료를 수집.분석하고 이들을 연결한 데이터를 만들어 상품판매기획에 활용하고 있다 〈劉志相.洪炳基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