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오밍 다음 돈 잘 버는 중국 ‘스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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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브스 중국어판은 최근 중국인 체육·연예·문화계 인사의 수입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프로농구 선수 야오밍(姚明·27). 1년에 2억6000만 위안(약 310억원)을 벌어 4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는 피아니스트 랑랑(郞朗·25·사진)이 차지했다. 세계 음악팬들을 매혹시키고 있는 이 젊은 피아니스트의 연간 수입은 1억5000만 위안(약 180억원)이나 된다. 전 세계에서 1년 동안 130여 차례나 연주회를 여는 랑랑은 자국의 클래식 잠재 시장을 배경으로 각국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2003년부터 세 차례 연주회를 연 그는 8일 저녁 서울 삼성동 소형 연회장에서 소규모 콘서트를 열었다. 11월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500석)에서는 독주회를 연다. 최고 9만원인 티켓의 예매율이 9일 현재 60%에 이를 정도로 국내에도 랑랑의 팬이 많다.
 “저도 포브스 발표를 봤어요. 얼마 버는지 따져본 적은 없지만 놀랐어요.” 9일 기자와 만난 랑랑은 “나는 거의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비행기를 타고 연주여행을 떠나는 단순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부모 대신 재정 전문가에게 재산 관리를 맡겨 자신의 재산 규모를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19세에 미국 카네기홀 데뷔 무대를 매진시킨 뒤 베를린필·빈필을 비롯해 미국 5대(뉴욕·보스턴·시카고·필라델피아·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최초의 중국인 피아니스트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를 후원하는 기업인 아우디가 주최한 8일 내한 독주회에서 랑랑은 리스트의 ‘사랑의 꿈’ 등 소품을 중심으로 연주했다. 그는 모차르트 소나타 한 악장을 연주하면서 템포를 마음대로 바꾸거나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격정적으로 연주했다. 파격적인 해석이었지만 100여 명의 청중은 열광했다. 자유롭게 곡을 해석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저는 곡 해석에 정해진 규칙이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어요. 연주는 악보를 놓고 작곡가와 토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쇼맨십과 인기 덕분에 NBC의 ‘투나잇쇼’에 출연해 현란한 기교를 펼치기도 하고,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도 출연했다.

랑랑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 기념 연주회에 나서는 등 앞으로 3년 여의 연주일정이 잡혀있다.

글=김호정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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