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성장에 25% 기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중국이 올해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이 세계 경제를 이끄는 기관차로 부상한 것이다. 빠른 성장에 힘입어 중국은 올해 독일을 따돌리고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중국, 올 성장률 미국 5배 넘어=월스트리트 저널(WSJ)은 9일 로드리고 라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말을 인용, “중국 경제는 올해 11.2% 성장해 세계 경제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 경제는 2% 성장에 그칠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찰스 콜린스 IMF 조사국 부국장은 “중국은 세계 경제 성장의 25%를 기여하고 있다”며 “중국과 인도·러시아 3개국의 세계 경제 성장 기여도는 50%에 이른다”고 말했다.

올해 미국의 세계 경제 성장 기여도는 2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경제 규모는 미국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올해 경제 성장 전망은 미국의 5.5배를 웃돌아 세계 경제 성장 기여도 면에서 미국을 앞지르게 됐다.

IMF에 따르면 내년에도 중국은 10.5%, 미국은 2.8%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의 고속 성장 덕에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는 각각 5.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중국의 빠른 성장은 값싼 노동력을 발판으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자국 내로 끌어들였기에 가능했다. 중국은 지난해 630억 달러의 해외직접투자(FDI)를 유치했다. 중국은 일부 첨단 분야에서도 선진국들과 경쟁하는 위치에 올라서 있는 상태다.

◆세계의 시장으로 부상=중국은 13억 명의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의 시장 역할도 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5억 명을 웃돌아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시장으로 부상했다. 컴퓨터와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이 됐다. 경제 성장에 필요한 원유와 철광석 같은 천연자원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다국적기업들도 빠른 성장에 편승하기 위해 중국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텔을 비롯한 세계적인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연구센터와 공장·판매망을 설치하는 등 모든 부문에 진출해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리비어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상장기업 가운데 지난해 중국 매출 비중이 5%를 넘는 기업은 108개에 이르렀다. 이는 5년 전보다 2.5배나 늘어난 것이다. 많은 상장사들이 국가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숫자는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은행인 줄리어스 베어의 브레트 갤러허 부사장은 “중국 시장은 거대해 결코 무시할 수 없다”며 “중국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항상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중장비업체 캐터필러의 리처드 래빈 중국법인 회장은 “최근 매출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중국 시장의 실적이 호전된 덕분”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최고가 되지 않으면 세계 시장에서 뒤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재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