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새풍속>연봉제(上)-경영.직장생활 대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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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개방화.국제화 시대에 살아남아 성장하기 위한 기업들의 변신노력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한국적 정서에 맞지않아 도입을 꺼리던 연봉제가 일반기업에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고 능력있는 후배가 먼저 승진하는 일이 예사롭게 되어가고 있다.어 제가 옛날로변해가는「기업의 새 풍속」을 살펴본다.
[편집자註] 외국업체나 광고.패션,연구직등 일부 전문직에나 있는 것으로 여겼던 연봉제가 대기업,일반 사무직으로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직원들간의 경쟁을 통해 생산성도 높이고 조직에 활력도 불어넣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연봉제.이는 종전의 호봉제와 달리 자신의 능력과 성과에 따라 급여를 더 받을수도,덜 받을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업경영은 물론 샐러리맨들의 직장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지난해말 그룹차원에서는 처음으로 1천8백여명의 과장급이상 전간부들에 대한 연봉제 실시방침을 발표했던 斗山그룹은 연봉제의 핵심인 능력.업적에 대한「공정한」평가를 위해 이미 두차례에 걸쳐 고과자들에 대한 교육과 모의평가등 실습과정을 가졌다.오는 11월중 개개인의 올해 실적에 대한 평가에 이어 12월21일까지 내년 연봉을 확정하고 95년1월부터 급여를 지급하는 것으로斗山의 연봉제는 일단 틀을 갖추게 된다.
그룹차원에서 직종 구분없이 연봉제를 실시하는 것은 斗山이 처음이고 다른 대기업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문직에 대한 수요가 높은 광고.패션등 특정 업종에서는 연봉제가 이미 상당부분자리잡은 상태.
지난해 제일기획이 제작부문에「전문직제」를 도입하며 연봉제를 공식화시켰고 ㈜거손은 연초 9명의 제작.기획팀장과 연봉제 계약을 맺었다.
국내 진출 외국인업체 역시 본사에서 사용해온 연봉제 급여시스템을 국내 지사에서 그대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한국유니시스와삼성휴렛팩커드등은 창립이후 줄곧 전직원에 연봉제를 적용하고 있다. 뚜렷한 확산조짐을 보이는 연봉제에 대한 기업의지는 최근 經總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읽을수 있다.조사에 응한 2백41개 기업 가운데 실시중인 기업은 4.2%인 10곳에 그쳤지만 아직실시하지 않는 기업중 6.6%는 이미「계획을 세워놓 은」상태이고 70.3%는 연봉제를「고려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연봉제는 프로야구등에서 볼수있는 서구식 연봉제와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대부분 기업이 각종 수당과복리후생비를 예전처럼 지급하고 있고 연봉외에 4백~6백%까지 지급되는 성과급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
B社의 인사담당자는 『이미 상당수 기업이 실무차원의 검토를 하고있어 앞으로 노무.인사관리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지만 실질적인 연봉 차등은 제도실시 2~3년후에나「실감」할수 있게 돼 아직 직장인들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柳奎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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