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정상회담 최대한 지원-北.美회담 재개 美의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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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北-美3단계 고위급회담 재개가 확실시되고 일정이 곧 확정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美國은 金正日체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윈스턴 로드 국무부東亞太담당차관보가 19,20일 잇따라 가진북한관련 브리핑과 美정부내 한국담당관리가 이를 재확인하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정부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들이 밝히고 있는 김정일 새정권에 대한 평가와 제네바회담등에 대한 입장은▲김정일의 권력승계를 기정사실화하고▲제네바회담 재개의사를 잇따라 확인하는 북한측 시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남북한정상회담에 미국측이 적극적으로 기여한다는 것 으로 요약된다. 로드차관보는 김정일의 권력승계에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하고 나아가 김정일 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를 회피했다. 그는 북한사회의 폐쇄성으로 인해 김정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강조하면서도『그에 대한 인물평가를 예단하는 사람이 있으면 일단 그 사람을 불신해도 된다』고까지 말했다. 이는 미국이 조만간 재개될 3단계회담을 앞두고 김정일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는 의도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은 제네바회담을 재개할 것이라는 북한측의 잇따른 시사에대해 상당한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이것을 金日成의 정책에 대한 김정일의 승계로 해석하고 있다.김정일이 김일성의 기존정책을 답습하는 것은 핵문제해결을 향한 김일성의 전향적인 정책을 이어받는 것이지 주체사상의답습은 아닐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한국담당 美정부관리는 김정일이 권력승계후 국제사회에서 정권생존을 위해 김일성의 기존 정책에서 어느정도 벗어나는 개방화를 택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으며 월 스트리트 저널紙등도 김정일이 경제부문에서 개혁을 지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김정일의 3단계회담 재개의사에 대해 회담재개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이같은 기대는 남북한정상회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이 남북한정상회담에 나서도록 권유할 것』이라고 밝힌 로드차관보의 발언은 남북한정상회담에도 김정일이 긍정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는 미국의 관측과 이에 대한 지원의사를 시사한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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