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공업.농업 어우러진 전원도시로발전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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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구미시 洪淳牧시정계장(48)은 요즘 오전7시30분이면 어김없이 출근해 일을 시작한다.구미시.선산군이「구미시」로 통합됐지만실무를 맡고 있는 洪계장의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명칭결정 과정에서 생긴 선산군민의 앙금을 가라앉히는 것이다.
구미시로 명칭이 확정된 지난달 2일부터 洪계장은『어떻게 하면선산군민의 서운한 마음을 달래고 같은 시민으로서 한마음을 갖게하느냐』는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만들어낸 것이「지역안정과 주민화합대책」이다.선산군 주민들에게 자긍심을 북돋워주고 구미시민들과 연대의식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담은 것이 주된 내용이다.
洪계장은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 열린 구미시의원과 선산군의원.주요기관단체장의 화해모임도 주선했다.『군이 시에 흡수되면서군지역 유지들을 위로하기위한 행사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구미시는 우선 8월부터 농산물팔아주기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구미시에 농산물팔아주기 창구를 설치하고 구미공단 입주업체 식당.시내 업소들이 선산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쓰게 하고 아파트단지 부녀회를 통해 구매 를 늘린다는계획이다.이와 함께 구미공단의 삼성전자.금성사.코오롱.대우전자등 8개 대기업과 선산군 읍.면과의 자매결연을 추진,구직희망자에게는 취업을 알선하고 농산물직거래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구미시가 이처럼 정서적인 문제에 신경을 쓰는 것은 통합시명칭결정 과정에서 겪은 진통 때문.명칭공방은 경제적인 이유를 든 구미시측과 지역의 역사적 전통을 내건 선산군의 입장차에서 비롯된 것.
구미시는『명칭을 선산으로 할 경우 공단업체의 해외홍보물 제작을 비롯,주민등록.등기부등 공부변경까지 합하면 4백억원정도가 들고 1백60개 국제교역상대국이 겪을 명칭혼란도 심각하다』고 했고 선산군측은『78년 산산군구미읍에서 승격된 구 미시의 뿌리는 2천년역사를 가진 선산이며 공부변경 절차도 대부분 전산화돼번거롭지 않다』는 주장을 폈다.
6월16일 경북도명칭조정위원회에서 통합시 명칭을「구미시」로 결정했으나 17일 도의회가 31대21로「선산시」로 의결,구미시의원 21명이 일괄사퇴서를 제출하고 시민들은「구미시 아닌 통합결사반대」결의대회를 여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6월28과 30일 다시 여론조사를 거쳐 지난 2일「구미시」로 정하면서 통합시 명칭공방은 막을 내렸다.
이달말쯤 구성될 통합추진준비단이 발족하면 통합시기구와 정원결정.조례등 법령정비.유관기관 단체정비등의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통합구미시는 전체면적 6백17.52평방㎞로 현재보다 4.8배나 커지며 연간 지방세가 2백30억원이나 되는 국내최대의 구미공단을 낀 공업도시로 부상할 것이 확실하다.특히 구미시와 인접한 선산군지역은 도심주변의 전원형 주거지역으로 개 발될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될 경우 구미시는 공업.농업이 어우러진 대표적전원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龜尾=洪權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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