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조문비난이 공작이라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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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金日成 조문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民主黨의 李富榮최고위원(서울 江東甲)이 여러가지로 할 말이 많은 것같다.그는『金日成 조문은 南北정상회담 합의정신을 살려 앞으로 南北간 신뢰구축을 위한 계기를 만들자는 뜻에서 검토할만 하다고 한 것 인데도 이같은 충정이 무시된채 맹비난받는 것은 억울하다』는 심정을 주변에토로하고 있다.
李의원이 南北의 관계개선과 우리의 實利를 위한 차원에서 나름의 소신을 밝힌 것은 좋다.또 그러한 견해가 무조건 매도돼서는안된다는 것도 당연하다.
李의원은 19일자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문파문과 관련한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는『金日成사망에 대해 열강들이 국익을 위해 실리적인 접근을하고 있는데 우리만이 구경꾼이 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조문 문제를 꺼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나름대로 이해할만한 구석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조문에 매달리며 오히려 조문반대를 과거의공작정치에 비유하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군사정권시절 우리를 탄압했던 세력들이 뒤에서 공작을 하고 있다고 본다.문민정권아래서 그런 공작이 정치와 언론부문에서까지 맹위를 떨치는데 대해 처연한 생각을 금할수 없다.』 그는 자신에 대한 비난여론을「음모」「공작」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金日成 조문에 분통을 터뜨리는 견해를 과거식 공작정치의 소산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조문파문의 실상을 그 자신 스스로가 왜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더구나 金日成에 대해선 국민 나름의 체험적인 인식과 정서가 있다.이를 무시한채 마치 조문 단 파견에 반감을 표시하는 정서가 누가 시켜서,누구의 음모에 의해 나타나는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지나친 독단이 아닐 수 없다.또 李의원은 조문반대세력이 흡수통일을 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렇다면 李의원은 어떤 식의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체제로 통일하는 것이 당연한데 李의원은 어떤 체제를 원하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는 대학생들의 金日成 분향소설치에 대해서도 꾸짖지 않고 있다.『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생각해보아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다.분향소에 대한 李의원 자신의 견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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