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결부 건강美 추구-김홍자 귀국 금속작품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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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일본의 민예운동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는 아름다움과 생활이 결부될때 비로소 아름다움이 건강해진다고 했다.
갤러리현대에서 22일까지 열리는 金弘子씨(55)의 귀국전에 소개된 작품들은 야나기의 주장처럼 생활에 결부된 건강한 아름다움이 눈길을 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녀의 작품들은 대부분 좁다랗게 오린 철판조각을 길게 용접하거나 철사를 직접 이어붙여 마치 섬유조각이 성글게 풀어 헤쳐진듯이 보인다.
간혹 금이나 은조각을 사용해 변화의 포인트를 주고 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線描的 성격이 강하다.
선을 부각시킨데서 그녀의 작업은 매우 회화적인 인상을 전해준다.실제 그녀의 작품속에서 읽을 수 있는 잔가지와 옆으로 누운나무등걸,살랑거리는 나뭇잎,그리고 숲속을 걷는 인간의 모습들은한폭의 그림같이 보인다.
또 선을 부각시키기 위해 선이 지나가는 여백을 세심하게 처리한 그녀의 공간감은 작품전체의 분위기를 조용하면서도 명상적으로이끌고 있다.
金씨 작업의 또다른 특징은 자신의 조형적 구성물에 생활의 의미를 끌어들여 생활공예의 면모를 보인데 있다.그녀는 하나의 오브제로 이미 완성시킨 자신의 구성물을 옆으로 뉘어 테이블을 만들거나 또는 거울을 끼워넣어 화장대를 만듦으로써 장식성을 강조하는 오브제작업도 생활감각을 수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 디자인개념 아래 똑같은 형태를 크기만 달리해 여러개 만들어 보임으로써 생활용품의 생산이란 공예 본래의 개념을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
이런 점은 주관적인 현대공예와 달리 공예의 본질을 다시 생각케하며 건강한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7년만에 서울전을 갖는 金씨는 금년봄 풀브라이트 국제교환교수로 지명돼 오는 9월부터 1년간 이리 원광대에 출강할 예정이다.현재는 워싱턴근교 몽고메리대학에서 미술학부 금속과주임교수로 재직중이다.
〈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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