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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조문」싸고 여야의원 공방재연/국회「4분발언」서 열띤 설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6·25 전범… 북 역선적 불보듯/반/남북화해·신뢰구축차원서 제기/찬
14일 국회 본회의에선 새로 도입된 4분 자유발언을 통해 여야 의원간에 김일성 조문을 둘러싸고 열띤 공방전이 펼쳐졌다.
◇비판론(민자당 김영광·김두섭·김기도의원)=김일성이 죽은 후사회 일각의 무분별하고 철없는 행태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6·25때 다리를 잘린 상이군인은 훈장을 반납하겠다고 하고 남편을 잃은 미망인은 남편의 묘비를 붙들고 통곡했다고 한다.
김일성은 6·25를 일으켜 수백만명을 희생시킨 원흉이자 KAL기 폭파사건등을 일으킨 테러리스트며 2천만 동포를 못살게 한독재자이고 1천만 이산가족의 원수인데 과연 여기가 서울인지 평양인지 어지럼증이 일어날 정도다.
조문단이 평양에 가서 유리관 앞에 절하고 조의성명을 발표할 때 북한은 남반부 정부와 인민까지 통곡하고 있다고 역선전할 것이 뻔하다.민족의 반역자에 대한 조문운운의 망언은 용납할 수 없으며 각성을 촉구한다.
◇찬성론(민주당 이부영·장기욱의원)=조문사절 파견 검토용의를 정부에 물었던 것은 김일성개인에 대한 애도를 위한 것이 아니라향후 남북간의 화해와 신뢰를 도모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김영삼대통령은 상주인 김정일에게 최소한의 조의표명이 불가피하지 않느냐.
민주당이 김일성의 6·25도발이나 계속적인 테러리즘을 역사적으로 단죄해야한다는 입장을 취하지 않은 바 없으며 그것은 역사적으로 정리돼야 한다. 조문외교라는 국제외교관례가 엄연히 있음에도 민자당이 이 문제를 재삼 거론하며 정치성 공세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한국판 매카시즘의 부활이며 정부·여당의 실책을 호도하려는 기도라고 단정한다.
그러나 우리 내부에서 조문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조문사절 파견등의 문제는 정부차원으로 일원화돼야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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