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승行 저력의 이탈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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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불가리아의 거센「발칸 돌풍」을 잠재운 이탈리아는 당초 예선에서의 부진으로 결승진출은 다소 힘들 것으로 점쳐졌으나 고비를 잘 극복,어렵사리 결승에 오르는 행운을 누렸다.
이탈리아는 지금까지 모두 12차례나「꿈의 무대」에 나서 31승12무11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34,38년대회를 연패한데 이어 82스페인대회에서 우승,3회우승을 차지한바 있고70멕시코대회에서는 준우승한바 있다.
이탈리아축구가 이처럼 저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축구문화의 성숙에 기인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국민적인 관심과 성원,그리고축구발전을 위한 정성.투자가 다른 나라와는 비교할수 없을 만큼엄청나다.실제로 이탈리아의 전체인구는 5천7백 만명에 불과하지만 축구협회에 가입된 클럽수만 1만9천9백66개,등록선수는 1백39만명에 달해 어느 마을에 가나 잔디구장이 널려있고 팀들이있을만큼 축구를 생활화하고 있다.특히 아리고 사키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는 AC밀란과 유벤투스.투 린.파르마등 세계최고 수준의프로팀을 보유,세계 프로축구계를 선도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이탈리아다.
이탈리아축구의 강점은 노장과 신진간의 조화.이를 위한 사키감독의 집요한 노력은 특기할 만하다.지난 91년 감독취임이후 무려 72명의 대표선수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작업을 단행했는가 하면 종전 수비형축구에서 탈피해 수비수의 공 격가담을 각별히 주문하는등 공격형 축구로의 변신을 시도,일단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그러나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 같은 걸출한 게임메이커가 없어 바조가 막힐 경우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못하는 약점과 지구력이 뒤져 후반 체 력싸움에서 밀리는게 흠으로 지적된다.
〈全鍾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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