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사후의한반도>6.주변强國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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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金日成의 죽음은 2차대전 이후 美國.日本.中國.러시아등 주변4대강국의 한반도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또 통일이라는 염원을 안고 살아가는 한국인으로선 이들 국가의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 주변국들의 정책변화에 대한 예측은 북한의 앞날에 대한전망과 맞물려 있다.북한은 일단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金正日후계체제 구축과정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한 전망에는 金正日체제가 완전히 뿌리내릴 때까지 북한은 과거 金日成이 취했던 것만큼은 아닐지라도 상당기간 폐쇄정책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도 뒤섞여 있다.
북한은 이미 심각한 경제난으로 체제위기를 안고 있는데다 그 경제난 타개를 위해 빠른 속도의 개방과 개혁을 추진할 경우 체제 붕괴가 더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는 점등이 이처럼「뒤섞인」전망과 예상을 낳게 하고 있는 것이다.어쨌든▲金正日 의 카리스마부족▲경제가 쉽사리 개선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돼 있다는 점▲권력 엘리트간의 투쟁 가능성 등을 토대로 북한이 조만간 심각한체제위기를 맞게되고 결국 조기에 붕괴할 것으로 보는 분석도 설득력을 갖고 있다.
한반도 주변국들의 對한반도 정책에 대한 분석은 북한의 앞날에대한 두가지 분석에 각각 근거해 있다.
金學俊교수(단국大)는『金日成의 사망은 동북아정세변화를 야기하는 일대 사건이며 이 문제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나라는 美國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연로한 덩샤오핑(鄧小平)이 곧 사망할 경우 북한과 마찬가지로권력승계의 위기를 맞을 중국이나 동북아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할여력을 잃고 있는 일본.러시아의 국내사정 등을 감안할 때 金日成사망으로 인한 북한의 체제위기는 미국엔 동북 아 지역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이 金正日을 중심으로 안정을 찾으면 그를 끌어안는 식으로,북한이 체제위기를 겪는다면 민주화를 촉진하는 식으로 대처할 것이라는게 金교수의 분석이다.
그런 분석은 동북아에 이해가 걸린 주변 4대강국의 움직임을 하나로 묶는 거시적 차원의 접근이다.한편 보다 미시적으로 접근하는 분석들도 있다.
우선 중국의 경우 金時中박사(대외경제연구원)는『경제발전을 지상목표로 삼고 있는 중국으로서 북한에 큰 변화가 일어나 예컨대난민문제 등으로 부담을 지게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라면서『따라서 중국은 金正日체제가 조속히 안정을 찾도록 현재의 식량.
석유지원을 계속하거나 약간 늘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日本에 대해선 상황주의적 대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가장 많다. 申熙錫교수(외교안보연구원)는『일본은 북한이 보일 변화에 그때그때 대응하는 상황주의적 대처방식이 가장 두드러지는 나라가될 것』이라면서『金正日체제의 안정화 여부를 관망하면서 다른 나라들과 보조를 맞추는 정책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美國이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는 조짐이 보이면 일본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선 이견이 거의 없다.
그 밖에 러시아는 경제적 국익을 우선함에 따라 한국을 중시하는 기존 정책에 큰 변화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러 관계개선 노력 高在南교수(외교안보연구원)는『세계적 강국의 지위를 잃지 않으려는 러시아로선 영향력 유지를 위한남북한 등거리 외교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으나 러시아는 현재 美.中.日 등과 적대적 관계에 있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한국 중시 노선을 변경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다만 金日成이 사라진만큼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과거보다 적극성을 띨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 분석들은 북한의 앞날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나오는 것들이어서 아직 일반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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