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는 ‘의리와 신용’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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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 13면

1952년 ‘한국화약’이라는 이름으로 산업용 폭약을 만들기 시작한 한화는 74년 방위산업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2000년 이후 한화는 재래식 폭탄 제조에서 벗어나 다연장 로켓탄을 만들고 유도무기체계 개발 등을 하며 국내 방위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지금은 항공기 부품·우주 발사체 등 우주항공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한화

직원들은 한화 기업문화의 키워드로 ‘신용과 의리’를 꼽는다. 예기치 못한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는 방위산업체여서 이런 덕목이 필요하단다. 그래서 그런지 직원의 집안에 일이 생길 때 잘 뭉친다고 한다. 이 회사 기획팀에서 일하는 최정훈(33) 대리는 “4년 전 우리 직원의 아들이 군복무 중 실종됐는데 사장 이하 전 임원이 나서서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생산직은 물론 관리직에도 15%밖에 되지 않는 여직원들에 대한 배려도 남다르다. 인간관계가 끈끈하다 보니 술자리는 잦은 편이다. 사내 공식 행사주는 ‘폭탄주’다. 그렇다고 술을 강권하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사업장이 전국에 흩어져 있는 만큼 회사를 다니는 동안 수년쯤은 지방 근무를 할 가능성이 크다.

2002년 입사해 최근까지 인천공장에서 일했다는 화약사업부 배동국(33) 대리는 “지방 근무가 처음엔 싫었지만 근무 분위기가 따뜻해 본사 근무 발령이 달갑지 않기도 했다”며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화약을 만들면서 큰 사고가 나지 않는 것도 서로 위해주는 분위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회사는 글로벌 인재를 키우기 위해 여러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매년 3명 안팎의 우수사원을 뽑아 해외 유학을 보낸다. 인문계 출신 관리직은 경영학석사(MB A), 이공계 출신의 기술·연구직은 석·박사 학위과정에 도전할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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