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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수업한 당측근들 대거포진/정·군요직 진출대기한 심복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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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사회 학계/장철 등 당고위직 겸임 막강실세/문·예
▷경제◁
북한은 주체사상을 강력히 내세우면서도 인재들을 동구권으로 보내 경제·산업·기술전문가로 육성해 왔다.김정일은 특히 극도로 피폐해진 북한경제를 살리기 위해 경제 전문 테크노크라트를 중용하는 정책을 구사했다.경제 테크노크라트 제1세대로는 강성산총리와 함께 이근모 전총리(69)가 꼽힌다.소련 레닌그라드공대를 졸업한 이는 86년11월 정무원총리에 취임한뒤 개방정책을 적극 추진했으나 강경세력의 반발로 88년12월 해임됐다.
이는 현재 함북도당 책임비서로 있다.나진·선봉지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고 김정일과의 관계도 괜찮아 향후 총리직 복귀 가능성도 점쳐진다.현재 자강도당 책임비서로 밀려나 있는 연형묵 전총리(62)도 만경대혁명학원과 김일성대학·소련 우랄공대·체코프라하공대를 나온 중공업분야 전문가로 군수산업의 민영화를 추진할 인물로 꼽힌다.
또 김일성의 5촌 조카사위이자 대표적인「김정일 맨」이면서도 지난해 12월 3차7개년계획(87∼93년)실패 책임을 지고 부총리직에서 물러난 동구유학파 김달현의 거취도 관심을 끈다.
당의 경제전문가로는 한성룡(71·경제담당 당비서)·서관희(69·농업담당당비서)·박남기(66·당중앙위원)가 꼽힌다.김일성대학과 체코 프라하공대를 졸업한 한성용은 70년대초에 제2기계공업상과 선박기계공업부 부장을 역임했다.현재 북한의 3대 경제목표 가운데 하나인 중공업부문의 경공업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당중앙위 경제정책 검열부 부장으로서 경제정책 전반을 총점검하고 있다.
모스크바대를 졸업한 서관희는 일밖에 모르는 농업전문가다.63년부터 10년이상 평양시 농촌경리위원장을 지내면서「주체농법」을 체계화한 일물로 북한의 식량난과 관련해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박남기는 김책공대와 레닌그라드 공대를 졸업한 통계전문가다.기억력이 뛰어나다는 그는 일찌감치 김정일에게 충성,76년 국가계획위 부위원장에 기용된지 불과 2년만에 당중앙위 제2경제사업부부장으로 발탁되는등 고속출세를 해왔다.
정무원쪽에서는 김환(64·부총리겸 화학공업부 부장)·김복신(68·경공업위원장)을 빼놓을수 없다.김환은 김일성이 빨치산 시절 제일 가까웠던 김혁의 아들로 만경대혁명학원·김일성대학·동독라이프치히 카를 마르크스 공대를 졸업했다.화학공업 분야의 1인자인데 40대초반이던 72년 정무원 화학공업부 부장을 지냈고 앞으로 경공업발전에 역점을 두고 있어 총리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복신은 여성노동자 출신으로 정무원 부총리까지 역임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신의주 서여중을 중퇴한 그녀는 방직·제지·피복 공장 노동자생활에서 발군의 능력을 보여 50∼60년대 공장지배인·경공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수직상승했다.〈이상일기자〉
▷사회◁
1백여개에 이르는 북한의 사회단체는 노동당의외곽단체로서 당과 북한주민들을 직접 연결시켜 주는 김정일의 대중적 지지기반이다.
사노청(조선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직총(조선직업총동맹),농근맹(조선농업근로자동맹)등 주요 단체의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대부분 김정일의 심복들이 맡고 있으며 이들은 앞으로 김정일체제 강화에 따라 당·정·군의 권력핵심으로 진출할 실세들이다.
그중 우두머리는 82년4월 사망한 최현 전인민무력부장의 둘째아들로 사로청을 맡고 있는 최룡해(46)다.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의 남편으로 김정일과는 처남매부 사이인 장성택 당청년사업부장과 매우 가깝다는 사실도 최의 위상을 강화 시켜주는 대목이다.
30세 이상의 노동자·기술자·사무원등 2백50여만명이 가입하고 있는 직총 중앙위 위원장 주성일은 노동자출신이다.
용성기계공장의 기능공부터 시작해 천리마 작업반장·직장장을 거치며 당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최고인민회의 상설위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3백만명의 농민 또는 농업관련 종사자들로 조직된 농근맹을 이끌고 있는 최성숙은 김정일의 몇 안되는 여성측근이다.
82년5월 농근맹 중앙위 부위원장을 맡는등 줄곧 농근맹에서 일해오다 지난해 12월 당중앙위원이 되면서 김정일에 의해 농근맹 중앙위 위원장으로 발탁됐다.〈김진원기자〉
○문·예
북한에서 문화·예술행위는 정치동원이나 선전·선동 수단으로 활용된다.김정일이 가장 중시하고 첫번째로 장악한 것도 바로 이 문화·예술계다.
영화광이자 피아노·바이올린등에 조예가 깊은 김정일은 67년 문화예술부의 과장으로 있으면서부터 많은 예술인들에게 사택과 휴양소를 제공,환심을 샀다.김정일을 최초로「친애하는 지도자동지」로 호칭한 것도 바로 이들이다.
이때 김정일과 가장 밀착했던 인물이 장철문화예술부장겸 부총리다.재일동포출신인 그는 평양예술단장·만수대예술단장으로서 세계각국을 순방하며 문화외교를 펼쳤고 이어 노동당중앙위원·최고인민회의대의원을 역임,현재당서열 28위에 올라있다.
또 주목받는 인물이 조선문학예술총동맹(문예총)위원장 백인준이다.문예총의 총책격인 위원장쯤 되면 모든 직업예술인을 통제하고 이 분야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북한권력구조의 일각을 차지하는데 백인준은 문예총위원장외에도 노동당중앙위원·제9기 최고인민회의부의장등 당정의 고위직도 겸임하고 있어 그의 실력을 가늠케한다.문화·예술 장르별 1인자이자 문예계의「권력층」으로 분류되는 사람으로는 음악의 김원균,문학의 조령출,미술의 오대형,연극의 이단,무용의 김낙영등이 손꼽힌다.〈정선구기자〉
○학계
북한에서 모든 학문은 김일성·김정일의 지배체제를 이념적으로 정당화하는 실천적 성격을 띠기 때문에 뛰어난 이론가·선동가는「학자」인 동시에 당·정·군의 권력실세로 앞으로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주로 김일성대학을 거쳐 모스크바대학에 유학한 빨치산2세 또는 김일성 일가이지만,경성제대를 나온 남한 출신의 역사학계 대가들도 있다.
강석숭노동당 역사연구소장겸 사적부장(71)은 이론가 집단의 최상층 인물이다.
김철명 당 주체과학부장은 아버지가 김일성과 함께 빨치산 투쟁을 했던 혁명전사자 자녀로 자랐다.역시 엘리트 과정을 밟아 김정일의 정책구상이나 이론작업, 저작집필때 가필과 조언까지 하는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주체사상연구와 교육의 사령탑이기도 한 그는 김정일의 측근으로,북한 최대 이론가이자 권력실세인 황장엽이 김일성에게 했던 역할을 김정일에게 하고 있다.
박승덕 사회과학연구원 주체사상연구소장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김정일식으로 발전시켜「사회정치생명체론」을 만든 장본인이다.〈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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