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프로야구 올스타 선정 최다득표 이종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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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현재 활약중인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을 모두 다 섞어 놓은 다음 드래프트를 실시하면 가장 먼저 뽑히는 선수는 누가 될까.
李鍾範(해태)이다.
투수놀음으로 불리는 야구에서 유격수인 이종범이 宣銅烈(해태)이나 朴衷湜(삼성)鄭珉哲(한화)같은 뛰어난 투수들을 제치고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그가 보여주고 있는 기록만으로도 충분하다.
李는 타격1위(0.385),최다안타1위(1백16개),도루1위(56개),출루율1위(0.444)등 타격 4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그 뿐만 아니다.홈런2위(17개),타점2위(56개),장타율2위(0.608)등 나머지 3부문에서도 2 위에 올라있어 공식 타격 7개부문에서 모두 1,2위에 랭크돼 있다.
1번타자의 팀 공헌도를 평가하는 득점부문에서도 72득점으로 물론 1위다.게다가 타고난 감각,유연한 몸놀림,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수비 부담이 가장 많다는 유격수 수비에서도 최고로 평가받고있다.
한 게임에 안타성 타구 1~2개는 으레 평범한 땅볼로 만들어버린다.따라서 야구가 아무리 투수놀음이라지만 李를 다른 팀에 주고 투수를 뽑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올해 올스타를 뽑는 팬들의 투표에서도 李는 5만1천2백27표를 얻어 최다득표했다.인기에서도 프로 최고임을 입증한 셈.입단2년만에 프로야구를 평정해버린 李는 이같은 고공비행의 비결을『겨울에 체력훈련을 많이 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프로에 뛰어들어 0.280의 타율에 16홈런.53타점을 기록했던 李는 한국시리즈에서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MVP에 뽑혀 어느 신인보다 값진 한 해를 보냈다.하지만 李는『시즌막판에는 한경기 한경기를 정신력으로 버텼다.그러 면서 느낀 것이 체력을 보강해야 겠다는 것이었다.지난 겨울엔 올 시즌에 대비해 체력훈련에 치중했다』면서 지난해 체력이 끝까지 뒷받침되지않은게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11일 현재 77경기를 끝낸 李는 앞으로 남은 49경기에서 시즌 최다안타.최다도루 기록을 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李가 지금의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한다면 안타는 무려 1백90개를 때리게 된다.張鍾熏(한화)의 최고기록 1백60개를 무려 30개나넘어서는 수치다.또 도루는 92개를 기록,田埈昊(롯데)가 갖고있는 75개를 17개나 넘어서게 된다.만일 李가 이미 지난해 자신의 기록(16개)을 넘어선 홈런부문에서 30개를 채운다면 프로야구 최초로 힘과 스피드의 상징 인「30홈런-30도루」를 달성하게 된다.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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