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猶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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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猶豫가 동물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猶가 동물이라는 점은 狼狽,狡猾의 예에서 보듯이「」변이 있으므로 알 수 있다고 하지만 豫가 동물이라는 사실은 잘 믿어지지 않는다.
먼저 猶부터 보자.이 놈은 의심이 많은 동물이다.바스락 하는소리만 들려도 그만 나무위로 달아나 가지속에 숨어버린다.그러다별 일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면 다시 내려와 놀다가도 조그마한 기척이라도 있으면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이렇 게 그짓만 하다가 하루해를 보내고 만다.사실 그 동물은 원숭이다.猶는 원숭이를 말한다.
한편 豫는 무엇인가? 象자가 들어있는 것으로 보아 코끼리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코끼리는 코끼리인데 지금의 코끼리보다 훨씬 더 큰 코끼리를 말한다.아마도 코끼리의 조상인 맘모스가 아닐까 여겨진다.지금은 멸종되고 없지만 옛날 중국엔 코끼리가 많이 살았다.현재 河南省을 옛날에는 豫라고 했는데 코끼리가많아서였다.
이놈도 그 큰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의심이 많은 동물이다.
개울을 건널 때는 행여 해치는 자가 없나 하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다 결국 건너지도 못하고 만다.이처럼 猶나 豫는 의심이 많아머뭇거리면서 결단을 못내리는 동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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