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신동’ 장유진양, 대학 성적도 올A 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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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음악영재로 입학한 장유진(17·바이올린·사진) 양은 한 학기에 19학점씩 듣는다. 이번이 네 학기째. 고등학교 2학년 나이인 그는 서너살 많은 ‘동기생’들과 함께 음악사·음악이론 등의 수업을 듣는다.

평점 4.3 만점인 이 학교에서 장양은 매 학기 4.0 이상의 점수를 받고 있다. 지난 학기 성적은 4.2점. 모든 과목이 A학점이고 3~4개는 A+를 받아야 가능한 학점이다.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학에 진학하면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주위에서 걱정이 많았는데 3학기 동안 전액 장학금을 받으니 다들 놀라세요.”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의 영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얻은 별명인 ‘신동’은 대학 생활 중에도 그를 계속 따라다닌다.

그의 대학생활을 지탱하는 힘은 엄청난 독서량이다. 장양은 “어려서부터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부모님한테 혼난 적이 많았을 정도예요”라며 “악보 놓는 곳에 책을 올려놓고 연습하다 들키면 혼나고 밤에 책을 읽느라 잠을 안 자면 더 혼났죠”라고 기억했다. 급기야 장양의 부모는 아이의 방에서 책장을 빼고 ‘독서 금지령’까지 내렸다고 한다.

‘즐겁게’ 바이올린을 공부하던 장양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 시험을 보던 초등학교 4학년부터 진지하게 음악을 대하기 시작했다. 이 학교의 김남윤 교수는 소녀의 연주를 듣고 즉석에서 제자로 받아들였다. 그의 부담이 클 법했다. 하지만 대답은 당찼다.

장양은 “워낙 체격이 작아서 체력에 뒤지지 않으려고 수영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라며 “풍성하고 스케일이 큰 소리를 내는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를 닮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지금 그녀의 관심은 ‘신동’ 또는 ‘아기 같다’는 소리를 그만 듣는 것이란다. 그래서 지금까지 주니어 콩쿠르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왔는데 앞으로는 새로운 곡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면서 무대에 서겠다는 결심도 내비쳤다.

지휘자 이반 피셔가 이끄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그가 세계적인 거장과 만나는 첫 무대다. 연주회는 10일 오후8시 세종문화회관. 02-751-9682.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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