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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에 숨은 '대선 코드'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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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구체화하기 위한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빈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거둔 성과가 올 대선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정치권에서 논의가 활발하다.

경제 이슈를 앞세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1위 지지율을 유지하는 대선판에 노 대통령이 던진 평화 이슈가 어느 정도 파고들지가 논의의 핵심이다.

청와대는 정상회담 국면에서 상승한 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그를 레임덕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5일 "신정아. 정윤재 사건으로 추락했던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남북 정상회담 기간 동안 단박에 10%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노 대통령이 다시 정국의 구심점으로 등장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여권 인사는 "조만간 노 대통령의 최대 국정 관심사가 정무 영역으로 바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이명박 후보나 정동영.손학규.이해찬 후보에 대한 정치 발언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말 김원기 전 국회의장, 문희상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범여권 일부 인사들과 개별 면담을 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야 대선 주자들도 남북 정상회담의 파급력과 노 대통령의 정국 재등장을 의식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나라당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대선의 쟁점이 남북관계나 평화 이슈로 바뀌면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다"며 "노 대통령의 주장 중 차기 정부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대선 쟁점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 탓인지 이 후보는 이날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한두 번 만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진정성을 갖고 해야 한다"며 "이번 정부에서도 만나고 차기 정부에서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한 뒤 "대화를 나누며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이번에도 두 정상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 집권 시 (정상회담 합의를) 다음 정권에 연계할 것인가'란 질문엔 "남북관계에 단절은 있을 수 없다"면서도 "연계하느냐 마느냐보다 한반도 평화정착이나 핵 폐기 노력은 다음 정권에서도 꾸준히 해야 하고 인도적 협력도 계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 측은 대선을 한 달 앞둔 11월 서울과 평양에서 남북 간 총리.국방장관 회담이 연거푸 열리는 상황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대선판에서 이명박 주도권이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넘어갈까에 대한 우려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이해찬 후보는 "서해안 평화공동수역 등 내가 노 대통령에게 제안했던 내용들이 대거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 명의 도용 사건 관련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던 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5일 신당 지도부와 손학규.이해찬 후보 측의 '14일 원샷 경선' 주장을 신속히 받아들였다. 이 문제를 계속 끌고 가다 노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왜 내 이름을 도용했느냐'고 비판할 것을 의식한 측면이 있다고 캠프 관계자가 전했다.

손학규 후보는 이날 광주 디자인비엔날레 행사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정상회담 성과를 얘기하며 한나라당 출신인 손 후보를 또 공격할지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재 정치 컨설턴트는 이에 대해 "각 후보들이 스스로 처한 입장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담긴 대선 코드를 풀어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풀이했다.

김정욱.신용호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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