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전자편지 김일성 사망직후부터 반응 쏟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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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南北韓 관계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남북정상회담으로 무르익던 통일분위기가 큰 파도를 만났다.여러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있지만 일단 남북한 관계가 어려워지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어서 안타깝다.』 9일 정오 金日成 사망소식이 전파를 타자 PC통신서비스인「천리안」과「하이텔」에는 1시간도 채안돼 전국 각지에서보내온 1백여통의 전자우편이 쏟아졌다.그리고 이어 김일성 사망이 남북한 관계에 미칠 영향과 자신들의 견해를 밝히는 메시 지들이 끊임없이 날아들어 이날 천리안과 하이텔에 들어온 전자우편이 7백여건에 달했다.
이들 PC통신 메시지의 가장 많은 부분은 남북정상회담이 무산된데 대한 아쉬움과 남북관계의 暗雲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일부 내용은 김일성에 대한 애도와 통일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밝힌 것도 보였다.한 하이텔 가입자는 金에 대한 아슬아슬할만큼의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 다른 가입자들의 이에 대한빗발치는 항의와 반론이 쏟아져 결국 한국PC통신 은 이 메시지를 삭제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南總聯등 의 단체가 나서서는 안된다고 경고하며『장례식에 간다고 설치지 말자』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이텔의 공개게시판「큰 마을」에서는『김일성이 죽었다.김정일이후계자가 될지 모른다.그러나 좀 착한 사람이 쿠데타라도 일으켰으면 좋겠다』는 원색적인(?)희망을 피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약간의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기회에 통일 을 과감히 추진하자』는 통일에 대한 성급한 주문까지 나왔다.
일부 PC통신 가입자는『6.25를 일으켜 수십만명을 죽인 김일성을 절대 애도하지 말자』며 김일성의 죄과를 성토하기도 했다.김일성이 한 시대를 이끌었던 영웅이지만 애도할 수 없다는 내용도 많았다.
『김일성의 시신을 재빨리 부검했다고 하는 점이 석연치 않다.
스탈린.毛澤東등 공산권 독재자들의 경우 사인 발표가 의레 지연되어 왔다』며 死因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표명한 사람도 있었다. 이날 PC통신에는『지금 우려되는 것은 공황이다.불안심리에 의한 사재기…』등 김일성 사망으로 얼마전 보였던 비상물자 사재기 바람등의 부작용이 일지 않을까 걱정하는 메시지도 눈에 띄었다. 『우째 이런 일이…』라는 金泳三 대통령을 상징하는 유머 메시지는 이번에도 빠지지 않고 나타났다.
〈李元浩.金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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