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인생기를살린다>2.문헌으로 본 氣의 실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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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상형문자인「氣」에 대한 설명들을 찾아보자.
漢字는 시작이 甲骨文이다.갑골학자들은 氣의 古字로 갑골문자인「三」字를 지칭하면서「물이 흐르는,또는 바람이 부는 모습」을 상징한다고 주장한다.
다음에 등장하는게 金文(구리그릇이나 쇠그릇에 새겨진 銘文)인데 戰國시대(기원전 206년 이전)초기의 출토품인 行氣玉 佩銘이라는 12면체의 玉柱에 새겨진 금문 劍비는 이렇게 시작된다.
「行,深則蓄 蓄則伸 伸則下…」.이미 금문에 行氣( 氣를 몸속에서 움직이는 것)의 요령과 연습방법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있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氣」라는 글자에서 쌀「米」字 대신 불「火」字가 사용되고 있다는게 특이하다.
그래서 학자들은「타고 있는 불의 윗부분 공기가 마치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는 대류현상을 보고 氣의 실체와 가깝다고 생각한 것이 아닌가」라고 해석하고 있다.
나중 쌀「米」로 바뀐 것도 쌀을 찔 때 나오는 수증기를 형상화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어쨌든 그것은 그대로 중국식 우주관과 일맥상통한 것으로 보인다. 『莊子』의 齊物論篇에「대개 이 땅덩어리가 뿜어내는 숨을바람이라고 한다(夫大塊噫氣 其名爲風)」고 돼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모양도 없고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구름을 움직이고 비를 부르는 바람과 구름이 잠시 모습을 바꾼 물(水)의 성질을 통해 생명력에 대한 원초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바람은 곧 우주의 생명이고 사람의 생명인 호흡을 상징한다. 『莊子』는 陰陽과 五行이라는 원리로서의 氣를 바탕으로 一元論的 세계관이라는 중국 특유의 思惟樣式을 수립하는 기초가 되었다. 宋代에 와서는 氣의 변화를 가져오는 내재적 원리로서「理」를 상정한 理氣二元論이 朱子에 의해 체계화됐는데 이 역시 우주의 존재적 근원을 파악하는데 있어 氣의 실체와 기능을 인정한다는 측면은 다를게 없다.
이같은 理氣철학은 한국에 건너와 退溪.栗谷의 사상으로 맥이 이어진다.물론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氣를 매개체로 하는 우주관이나 세계관에 대해서는 나중 필요한 부분에 가서 설명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인간의 건강생활을 위해 이 해가 필요한氣의 본질에 대해서만 설명을 제한한다.
莊子는 우주관에 입각한 인간의 건강법에 대한 세가지 중요한 비법을 언급하고 있는데 吹呼吸(숨을 내쉬면서 소리를 발성해 특정 內臟器를 진동시키는 법),吐古納新(낡은 공기를 토해내고 새공기를 들이마신다),熊經鳥伸(곰이 걷는 모양과 새가 날아오를때다리를 뻗는 모양을 흉내낸다)등이 그것이다.
吹呼吸은 나중 6글자의 발성과 내장의 연관성이 인정되어 육자가결법(六字訣)으로 정리됐는데 우리의『東醫寶鑑』에도 수록되어 있고,吐古納新은 각종 吐納法(호흡법)으로 발전했는가 하면 熊經鳥伸은 華陀에 의해 五禽戱(범.곰.노루.원숭이.새 등 다섯가지동물의 동작을 모방한 건강체조)로 정립되었는데 退溪의 導引法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또 중국에 현존하는 最古의 의학서적『皇帝內經』도 바로 이 호흡을 통한 예방의학이 질병의 치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그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호흡법에 의해 精과 氣를 키운다(呼吸精氣),의식을 단단하게지켜 무아의 경지에 도달한다(獨立守神:여기서 神이란 창조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入靜의 경지로 이해하자),몸과 마음이 하나가 된다(肌肉若一)-「上古天眞論」이 그것인데 질 병을 치료하는데도 다섯가지 기본 의술중 하나로 꼽히는 導引.按를 병행하면효과가 높다고 했다.
***動作병행해야 效果 導引이란 호흡이나 동작을 통해 氣를 끌어 순환시킨다는 뜻이고 按의 按은 안마,는 다리를 들어 올린다는 뜻으로 팔다리의 운동을 말한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는 호흡법과 몸짓을 분리시켜 도인법이라고 하면 호흡법이 아닌 체조법과 자기안마법만을 의미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단전호흡이나 복식호흡은 아무런 동작이 없이 호흡만으로 氣를 다스리는 것처럼 생각하고 도인은 체조,氣功이라하면 호흡과 관계없는 중국식 무술을 응용한 신체단련법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은 모두 氣打通(氣가 經絡을 따라 원활하게 순환하는 것)을 위한 것으로 호흡법과 동작은 적절하게 병행되어야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있다.
〈金仁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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