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대 오른 총장 직선제-6년만에 폐지론 등장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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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때 대학민주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총장 직선제가 도마에 올랐다. 87년 민주화 열풍 속에 태동,88년 목포.전남대등에서처음 시작된 세계 유일의 제도가 6년만에 당사자인 직선총장들에의해 본격 문제제기된 것이다.
최근 포항공대가 총장후보를 공개모집,크게 호평받고 있는데다 교육부도『강력한 지도력과 실력있는 총장이 요구되는 교육개방.국제경쟁시대에 맞도록 반드시 고치겠다』고 밝히고 있어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과거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임명되던 국립대 총장은 88년「대학내 추천委의 복수추천→문교부장관 제청→대통령 임명」,91년「대학추천→장관제청→대통령 임명」으로 바뀌었다.
사립대는 여전히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임명하고 있으나 구체적 선출방식은 별도의 정관에 의해 시행중이다.
현재 1백10개 사립대의 총장 선출방식은▲재단 일방 임명 61곳▲교수직선→재단임명 40곳▲재단 임명→교수회 추인 3곳▲기타 6곳등이다.
그러나 직선제 도입 대학이 늘어나면서 선거과정의 부작용과 선출뒤 후유증이 많은 대학에서 심각히 대두돼「손질」이 필요하다는의견이 잇따랐다.
반대파 교수들의 직선총장 퇴진요구 집단 장기농성으로 지난 3월 총장등 1백76명이 무더기 징계 또는 경고.주의를 받은 강릉대 사태가 대표적 케이스다.
또 연세대 宋梓총장의 2중국적 시비,2월 관선이사 파견을 빚은 대구대의 장기농성 분규,총학생회.교수협등의 2대에 걸친 총장퇴진 농성이 계속된 청주대 사례등도 총장직선제의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때문에 소위「운동권 총장」으로 불리는 玄勝一 국민대총장도 5월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대학 총장 오찬모임에서『총장직선제는 민주화 과정에서의 궤도이탈』이라고 말했다.
총장직선제는 재단의 측근.족벌체제등 전횡을 막는 쐐기가 됐다든가,대학자율권 신장.민주화등에 기여한 공로라는 점에서는 평가될 점도 있겠지만 대학이 상아탑으로서의 위상을 지키는데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인가 중지를 모아야 할 시점에 서있 는 것이다.
〈金錫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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