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동 중고가구시장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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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민들과 중산층「짠순이」주부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사당동 중고가구시장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80년대 초반 강남개발붐이 일면서 이수교 입구에서 과천방향으로 이어지는 1㎞의 거리에 명물로 자리잡은 사당동 중고가구시장은 10여년째 헌가구를 새가구로 다듬어 싼값에 파는 알뜰가계의본거지였다.
그러나 최근 동작구청이 이 중고가구시장 일대를 무허가 건물이라고 철거하는 바람에 40여 가구점들이 거리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이곳 상인들은 아직도 이곳을 찾는 알뜰주부들이 많아 당장가게문을 닫지 못하고 임시변통으로 천막을 친뒤「 점포정리」간판을 내걸고 있다.
그나마 구청에선『미관상 안좋으니 천막을 걷으라』고 계속 요구하는데다 장마까지 겹쳐 상인들의 근심은 이만저만이 아니다.게다가 천막만 치고 간판도 없이 장사를 하는 바람에 상품의 신용도(?)가 과거보다 절반이하로 떨어진 상태고 종업원 들마저『창피해 장사를 못하겠다』고 하나둘 떠나고 있어 을씨년스런 분위기다. 중고시장이 생길 때부터 장사를 해온 梁文煥씨(50)는『어떻게든 이 시장을 지키려 하지만 수입은 과거보다 30%정도밖에 안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장사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든다』면서『무허가라고 모조리 없앨 것이 아니라 가락동 농 수산물시장처럼 대규모는 아니어도 전문시장같은 터를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申容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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