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강영훈 韓赤총재 특별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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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자원봉사 정신은 바로 민주시민 정신입니다.』 지난 4월 35개 자원봉사단체가 모여 결성한 한국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장인 姜英勳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자원봉사 정신이 선진사회 건설을 위해 반드시 전국민 속으로 확산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18일과 4일 두차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최근에있었던 지하철파업 사태에 관해 언급하면서 『시민들이 불편함을 무릅쓰고 자가용 같이타기를 실천하거나 가정주부들이 지하철표 파는데 나서 파업을 이겨냈다』면서 이런 것이 자원 봉사의 진정한정신이며 성숙한 시민의식의 발로라고 지적했다.
그는 中央日報社가 전개할 자원봉사운동이 반드시 성공을 거두기를 기대하면서 모든 국민들이 동참해 새로운 국민의식개혁운동으로승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88올림픽이나 대전 EXPO로 자원봉사라는 말이 널리 퍼졌습니다만 아직도 주위에선 연말 불우이웃돕기운동 때 기부금 얼마내고는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도와주시는 것도 참 고마운 일이지요.그렇지만 그걸로 그쳐서는 안됩니다.얼마 전 혼자 사는 노인이 쓸쓸히 죽어간 일이 있었잖습니까.
이런 불우한 사람들을 찾아 건강도 체크하고 세탁도 해주고 밥도 지어주고 말동무 도 돼주는 것 같은 그런 자원봉사가 필요한거지요. 불우이웃돕기.장애인돕기 뿐이 아니죠.
환경.방범.청소년 선도등 자원봉사를 할 분야는 넓습니다.
-외국에 계실 때 자원봉사활동 하는 것을 많이 보시고 느끼신점도 적지 않을텐데….
▲우리 작은 애가 美國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너 요새 뭐하고있느냐』고 물었더니 자원봉사 한다고 하더군요.무슨 일인고 하니일주일에 몇시간씩 병원에 가서 환자들의 말동무가 되어준다는 거예요. 학교에 신청을 했더니 자원봉사단체가 학 생들의 활동스케줄을 감안해 적절히 배치해줬다는 겁니다.
영국.미국등 선진국 시민들은 자원봉사활동이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어요.
-외국같으면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자원봉사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습니까.
▲그렇지요.시민들이 모두 나서지요.일전에 북한이 불바다 이야기를 했을 때 우리도 시민들이 모두 뭉쳐 『무슨 소리냐』하고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고 봅니다.민방위다 이런 것도 자원봉사의 범위안에 다 들어가지요.
지난번 지하철 파업때 우리 시민들도 나서지 않았습니까.파업기간에 동원된 기관사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가정주부들이 표 파는데 나서고,그러다가 병원에 실려간 사람도 있다지요.이런게 바로자원봉사지요.시민들을 볼모로 시작된 지하철.철도 파업에 시민들이 자원봉사로 맞서니까 결국 여론에 떼밀려 파업이 철회되고 말지 않았습니까.
성숙한 시민의식이 그대로 발휘된 거지요.저는 우리의 시민의식이 이 정도가 되면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와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지난번 파업 땐 시민의식이 어느 때보다 돋보인 것 같습니다. ▲자원봉사는 단순히 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 형태를 통해 사회에 참여하다보면 이웃과 내 고장에대한 사랑도 생기고….무엇보다도 인간에 대한 사랑이 생겨서 가장 중요한 인간교육이 되는 것이지요.요즘처럼 가치가 혼란할 때에 이 보다 더 중요한 산 교육이 어디 있겠습니까.때문에 이것이 성공하려면 보통시민 누구나가 작은 정성과 노력으로 참여한다는 의식이 중요해요.말하자면 모든 사람에 의한,모든 사람의 자원봉사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그런 의미에서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누구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범국민적인 민간운동으로 벌여나가는게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자원봉사를 확산시켜나가는 방법은 무엇이겠습니까.
▲어릴 때부터 자원봉사는 시민 모두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는 의식을 갖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언젠가 美하버드大의대에서시험성적만 좋은 학생을 입학시키지 않은 일도 있었잖습니까.
공동체.지역사회를 위해 헌혈등 자원봉사를 한 일이 없다는 거죠. 우리는 말은 全人교육을 한다면서 입시준비나 하는 시험기계나 만들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그러다보면 극단으로,파괴로,좌절로 가기 쉽지요.
안되면 좌절감에 빠져 목숨을 버리거나 하고, 그러다가 부모를원망하고 결국 그 뭡니까, 나중에는 부모를 죽이기까지 하는 딱한 일이 생기기도 하는것 아닙니까.
趙完圭 교육부장관 재임시절에 자원봉사활동을 大入 내신성적에 반영하는 문제를 깊이있게 논의했었는데 앞으로 교육부를 찾아가 이 문제를 풀어볼 작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치맛바람이 이젠 자원봉사쪽으로 불겠군요.
*치맛바람이든 무슨 바람이든 다 불어서 자원봉사의 큰 바람이되면 다 좋은 일이 되는 것이지요.
-최근 일부 기업에서 사회봉사 경력을 인정해 신입사원 채용할 때 가산점을 주는 새로운 경향이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
*좋은 일이지요.이런것들이 처음에는 점수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도록 하겠지만 결국 하다보면 남을 위한다는 보람을 느끼고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으리라 봅니다.
-한국자원봉사단체협의회는 앞으로 무얼 하실 계획입니까. 일부에서는 정부쪽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궁금하게 생각하는데 작은 정성이 중요*우리나라에도 봉사단체가 5백여개나 되고 거기에 2백70여만명이 일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서로 손발이 맞지 않고 봉사활동이 겹치는 문제점도 많아요.협의회는 이런 문제점을 줄여가고 실제 봉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무엇을 바라는지등실태를 제대로 알아서 손길이 골고루 가도록 해보겠다는 취지입니다. 기술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고 지도자의 교육도 필요하지요.
올해는 세계자원봉사의날 행사를 가질 계획이고 10월 20일~21일 이틀간 미국의 전문가인 에바 쉰들러 레인박사를 초청,우리 실정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정부에서 몇십억원을 받아가지고 하면 아무래도 관료화되게 마련아닙니까. 정부는 뒤에서 도와줘야지요.아까 말씀드린 내신성적에 반영 한다든지 하는 제도적 뒷받침도 중요하겠지요.
(정리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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