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이제부터다>4.2002월드컵 유치 가능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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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1세기를 여는 2002년 월드컵축구의 한국 유치는 과연 가능할까.결론부터 말한다면 이에 대한 향후 기상도는 분명히「맑음」이다. 이같은 전망은 한국 축구가 크게 세가지 점에서 현재 유치경합중인 라이벌 일본에 앞선다는데 기인한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월드컵 본선 3회 연속 출전의 경기력과 개최지 선정의 키를 쥐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에서鄭夢準대한축구협회장의 부회장 피선,그리고 최근 남북한간의 해빙무드와 관련해「공동개최」카드의 실현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등이 바로 그것이다.
우선 경기력면에서 한국은 단연 일본을 압도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비록 지난해 9월 94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카타르)에서 일본에 1-0으로 패했다고는 하나 한국 축구는 월드컵 본선무대에 통산 4회,3회 연속 출전의 대업을 이룩함으로써 상대적인 우위를 지켜오고 있다.
반면 일본은 15회 대회를 치르는 동안 단 한차례도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지 못했다.
또 지난 5월 콸라룸푸르에서 열린아시아축구연맹(AFC)총회에서 鄭회장이 아시아지역을 대표하는 FIFA부회장에 피선된 것도빼놓을 수 없는 플러스 요인이다.
개최지 선정은 총원 22명(회장포함)으로 구성된 집행위원단 투표로 결정되나 당연직 집행위원인 鄭회장이 이 과정에서 직.간접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한국의 히든카드라할「남북한 공동개최」도 최근 남북정상회담이 결정되는등 남북관계가 급격히 호전되고 있어 국제사회의호응을 얻게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한국이 한발 앞서 유치활동을 벌여온 일본보다 경쟁에서앞서있다고는 할 수 없다.
일본은 월드컵 본선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으나 최근 프로축구 J리그 활성화로 세계 축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오래 전부터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로비활동을 벌이는등 한국에 비해 발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일본은 91년부터 총 4백40억원의 기금을 조성,각종 국제축구대회를 후원하고 있는가하면 90이탈리아월드컵에 이어 이번 월드컵에도 대기업체들이 공식스폰서로 참여하는등 국제축구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국 축구가 예선 2게임을 치른 댈러스 코튼보울스타디움의 본부석은 정작 참가국인 한국측 인사보다 일본측 인사가 2배 가까이 많은 자리를 차지했을 정도였다.
이에반해 한국은 官民합동의 월드컵유치위원회를 구성했으나 재원확보 방안도 뚜렷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문화체육부의 중재로 최근 조흥은행으로부터 유치기금 명목의 22억원을 겨우 확보해 놓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한국의 2002년 월드컵 유치경쟁은「이제부터가 시작」이며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개최지가 결정되는 96년까지 남은 2년동안 착실히 준비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全鍾九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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