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교정 '도심 속 공원'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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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교정 한복판에 숲으로 우거진 다목적 인공 계곡이 들어선다. 정문 앞을 지나는 경의선 철로가 복개되면서 대강당 앞 광장과 운동장 지하에 2만평 규모의 '이화 캠퍼스 센터(ECC)'를 세우기로 한 이대는 국제 현상 설계 공모전을 거쳐 1일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51)의 '캠퍼스 계곡'을 당선작으로 뽑아 이 같은 계획을 확정했다.

'이화 캠퍼스 센터 프로젝트팀'은 이번 설계 공모전에 지명 초청한 이라크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54), 런던에서 활동하는 부부 건축가 그룹 'FOA(Foreign Office Architects)'를 제치고 페로의 설계안이 선정됐다고 1일 오후 발표했다.

페로 설계의 핵심은 ▶공원 같은 대학 교정▶도시와 연결된 대학 공원▶여성성과 자연을 결합한 열린 공간이다. 경의선 철로 복개로 사라진 이화교 진입로의 경사진 길을 교정 복판을 대각선으로 지르는 계곡 길로 이어 지하이면서도 지하라는 느낌이 안 드는 친숙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특히 대학 담장 밖 도시 공간을 교정 안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커 도심 속 캠퍼스로서의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천장이 뚫린 길 양쪽에는 식당.운동시설.서점 등 4~5층짜리 각종 편의시설과 8천평 크기의 주차공간이 들어서 대학 안에서 학생들의 복지 욕구가 해결되고 차없는 캠퍼스가 이뤄진다.

강미선 이대 건축학과 교수는 "우리가 원한 '학생들이 머물고 싶은 캠퍼스 센터'란 요구에 가장 가까이 간 설계안이 페로의 당선작"이라고 설명했다. 페로는 "1백년이 넘는 긴 역사를 지닌 여자대학이 21세기를 내다보며 짓는 새 교육 문화 공간이란 주제가 재미있었다"며 "전 세계에 통하는 '여자는 남자의 미래'라는 생각을 설계에 담았다"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이번 캠퍼스 센터 프로젝트 국제 현상 설계 공모를 교육적 기능과 연결시켜 설계 지명자들을 불러모은 건축 포럼을 여는 등 연구 축제로 만들어 관심을 모았다. 페로의 프로젝트 당선작은 오는 2007년 완공될 예정이다.

정재숙 기자

<사진설명전문>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의 '이화캠퍼스센터(ECC)' 당선작 '캠퍼스 계곡'. 경의선 철로가 복개되면서 운동장으로 조성된 오른쪽 길을 이어 교정 한복판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계곡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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