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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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社가 땅(土)귀신(示)을 뜻한다는 것은 「社稷」에서 이미 말한바 있다.땅귀신은 곡식의 豊凶을 주재했으므로 인류에는 무엇보다 소중히 모셔야 하는 신이었다.그래서 일정한 날을 정해 社에제사를 올렸다.
그 제삿날을 社日이라고 했다.1년에 춘분과 추분이 끼이는 즈음에 두번 제사를 올렸으니 春社와 秋社가 그것이다.春社에는 곡식의 성장을 빌었으며 秋社에는 그 해의 풍년을 감사했다.그런데社日에는 술을 정성스레 빚어 바쳤는데 그것을 社 日酒,또는 社酒라고 했다.
社日이 되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社祠에 모여 성대한 제사를 올린다.사람이 많이 모여들었으므로 자연 시끌벅적하고 요란하다.그래서 社는 하나의 단체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게 되었다.
結社가 그것이다.
會는 「모임」을 뜻한다.忘年會니 紀念會.會食.司會등이 그것이다.社日은 확실히 동네에서 드물게 보는 「모임」이었다.그래서 社會라고 불렀다.그러니까 「社會」란 「社日의 모임」이라는 뜻이다.그런데 다들 땅귀신을 제사지낸다고 하는 동일한 목적을 띠고모여들었으므로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목적으로 모임을 이루게 되었다면 이것 역시 또하나의 社會가 아닌가.
鄭 錫 元 〈한양대중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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