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나빠진 표정 나이 탓 아닌 근심 많아진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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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과 현재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카메라에 잡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을 놓고 ‘건강 악화설’ 등 여러가지 관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모습이 7년전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와는 한눈에 비교될만큼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7년전 밝고 활기찬 모습과는 달리 이번에는 하얗게 센 머리와 주름살이 늘어난 얼굴에 움직임도 둔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런 모습이 당뇨 등 지병으로 인한 건강악화 때문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주선희 교수(원광디지털대학교 얼굴경영학과)는 “인상학적으로 볼 때 김 위원장은 머리가 좋고 영리해 생각이 많은 편이다”며 “초년부터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만큼 말년에도 아랫사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야 문화충돌 없이 편안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초년에 비해 전폭적인 지지가 약하기 때문에 만년이 좀 약해 보인다”고 했다.

주 교수는 “정면의 얼굴은 표정 관리를 위한 사회적인 얼굴이라면 측면의 안면 근육은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만들어진다. 측면의 근육은 7년전에 비해 탄력이 더 좋아졌다. 사생활이나 개인 복지는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또“머리에 윤기가 없고 숱이 적은 것, 이마 살이 꺼진 것, 눈이 쳐진 것, 입꼬리가 내려간 것 모두 7년전에 비해 사정이 나빠졌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턱에 탄력이 떨어지면서 목에 주름이 생긴 것은, 파안대소하며 웃을 일이 적어졌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환영식장에서 삐딱하게 서 있었던 것은 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크게 기대할 게 없다는 것을 몸으로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7년전의 모습은 어땠을까. 주 교수는 7년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대통령에 출마하면 떡하고 당선될 정도로 좋은 얼굴색”이라고 말했다. 이마가 훤하고 머리에 윤기가 있으며 눈썹 위 살이 올라와 있고 콧망울이 단단한 것 모두 인상학적으로 가장 좋은 상태라는 설명이다. 그는 “얼굴의 모양과 색은 장기에서부터 올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나이를 먹었다고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며 “김정일 위원장의 인상 변화는 세월 때문이라기 보다는 근심이 늘어나면서 생긴 문제”라고 말했다.

“판을 크게 벌리는 두 명의 도박사가 한 자리에 모였다”는 뉴욕타임스의 정상회담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두 정상 모두 도박사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주선희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의 들린 코와 노무현 대통령의 좁으면서 일자형 주름이 생긴 이마 모두 승부사적인 기질을 나타낸다”며 “다만 두 정상의 기질이 조금 다른데 고스톱으로 치면 김정일 위원장은 ‘쇼당’을, 노무현 대통령은 ‘고’를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이 가진 패를 다 보여주고 승부를 건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일단 행동으로 옮기고 본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주 교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인상학적으로 이마가 훤해서 머리가 좋고 코가 낮아 순발력이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방북 일정을 연장을 권유했다가 곧 취소한 것에서 특유의 순발력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영리한 머리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한다면 얼굴도 인생도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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